The Starry Night, 1889
나도 가까이에서 보기위해 작품 앞에 줄을 섰다. 모두들 약속이라도 한 듯이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고, 지긋이 바라보았다. 다들 저마다의 생각으로 감상하고 눈에도 담아가는 것이겠지.
작품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크기가 작았다. 도록이나 포스터로 워낙 많이 봐온 그림이라 실제로 보면 더 클 것 같았는데 — 그렇지 않았다. 소용돌이 치는 하늘의 붓터치가 입체적으로 살아있고, 달 주변의 반짝임이 실제로 빛을 내는 것 같다. 색감의 조합이 놀라울 만큼 감성적이고 아름다웠다.
이 그림은 1889년, 반 고흐가 생레미 정신병원에 자발적으로 입원해 있던 시기에 그린 작품이다.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자른 사건 이후 병원에 들어갔고, 그곳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을 상상과 기억으로 재구성해 그렸다. 소용돌이치는 하늘은 당시 그의 극도로 불안정한 내면을 담은 것이기도 하고, 동시에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건 이 그림이 밤 풍경임에도 낮에 그려졌다는 것이다. 완전히 다른 빛과 대기 조건 아래서. 그림 속 마을도 실제로 창문에서 보이지 않는 곳이었고, 왼쪽의 사이프러스 나무도 실제보다 훨씬 가깝게 배치됐다. 밤하늘의 형태도 실제와 달리 빛을 더하고 형태를 바꿨다. 관찰한 것과 상상한 것, 기억한 것이 섞인 그림이다.
그가 살아있는 동안 이 작품을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중 하나가 됐다.
The Olives Trees, 1889 - 별이 빛나는 밤의 '낮'버전
The Olives Trees를 보면 어딘가 동양화 같은 느낌이 든다. 구름의 소용돌이 패턴, 뒤틀린 나무의 선, 단순하게 처리된 산의 실루엣 — 반 고흐가 일본 우키요에(浮世絵) 판화에서 깊이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실제로 파리에서 활동하던 시기에 일본 판화 수백 점을 직접 수집하고 모사했다. The Olives Trees 설명에도 그 흔적이 있다.
나는 <별이 빛나는 밤> 앞에 몰린 인파때문에, 바로 옆에 걸려 있던 <올리브 나무 (The Olives Trees (1889)>에게 관심을 줄 생각도 하지 못했다. 오늘의 기록을 적어두고 다음 방문 때 꼭 함께 감상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