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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복숭아 픽킹, 와이너리, 우리의 푸르고 달콤한 주말

Peach picking near NYC

늘 주말에는 뭐하지 고민하고 미리미리 준비해야하는 엄마의 삶. 회사 점심시간에 아무 생각없이 인스타를 보면서 시간을 때우고 있던 그 때, 광고로 뜬 업스테이트 뉴욕의 Weed Orchards & Winery에서 8/3일 열리는 Peach picking을 예약했다. 

 

사전예약은 인당 5불, 현장티켓은 인당 10불이었다. 우리는 성인표 2장과 복숭아를 담아서 갈 수 있는 Small size bag ($16불)도 구매했다. Small bag에 담는 복숭아의 양보다 슈퍼마켓에서 사는 복숭아 한 박스 (10개정도)가 더 싸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주의사항

1. No Sampling. Eating produce in the fields is strictly prohibited. Picked produce must be paid for.
2. No outside food, drinks, coolers, bags or backpacks.
3. No Littering. Please clean up after yourself
4. Be respectful of our neighbors and mind all Private property notices.
5. Well trained and socialized pets are welcome as long as they are on a leash and picked up after
6. Guests can bring a small personal bag but we reserve the right to check bags and strollers upon entering and exiting the farm.
7. Weed Orchards & Winery reserves the right to ask any customer not willing to comply with these rules to leave the property.

입장시 가방 검사 (2. 외부 음식물 반입불가)를 철저히 하는 편이었다. 들고 가는 가방 외에 유모차도 꼼꼼히 살피는 편. 스타벅스에서 사온 커피는 들고 들어갈 수 없어서 정문 앞에서 원샷. 나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구매한 백 외에 다른 가방에 복숭아를 들고갈 수 있기 때문.

Main entrance, ice cream
정문, 아이스크림 가게

복숭아 따기

우리는 복숭아 꼭지의 향을 맡으며 보통의 동그란 복숭아만 따고 있었다. 직원인지 주인인지 모르는 인상좋은 아저씨가 도넛 복숭아를 들고와서 우리에게 맛보라며 주셨다. 자부심 뿜뿜하는 얼굴 표정과 우리 평점은 같았다. 묽은 복숭아가 입에서 단맛을 내며 녹는다. 아이도 한 입 먹더니 더 달라고 졸랐다. 

 

나는 저번 가을 애플픽킹에 과도를 가져오는 분을 보고, 이번엔 나도 과도를 가져와 복숭아 껍질을 까서 아이 입어 넣어주었다. 굉장히 아줌마스럽긴 하지만 그 당시 사과껍질은 내 이로 갉아서 먹어주다보니 입가와 입안에서의 쓴맛과 텁텁한 맛 (아마도 농약이겠지)이 심하고 불안했다. 

지나가던 직원이 앞에 샘플을 먹을 수 있다고 친절하고 조심스럽게 알려주었다. 주의사항을 다시 읽어보니 1. 밭에서 열매를 먹는 것 금지 라고 써있었다. 아까 그 분은 우리에게 왜 먹어보라며 주신거지. 근데 정작 모두들 먹어보고 골라서 복숭아를 따간다. 적당히 몇 개 정도 맛보는 건 허용이되는 것 같다.

신선한 점심

덥고 습한 날씨에 작은 종이백에 고작 1/3을 채우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와이너리 안에 있는 식당은 하나. 슬쩍 둘러봐서 사람들이 많이 주문하는 것 같은 치킨샌드위치 (파스타 사이드)와 피자를 따라 주문했다. 그리고 와이너리에 왔으니 샘플러도 마시기로 했다. 운전하는 남편은 못 마시고 나만. 정작 와인 좋아하는 건 남편인데 좀 미안했다. 그렇다고.. 내가 운전할 수는 없고.. 불안해서 맡기지도 않을테고. 🍷😋

 

 

식당 안에서도 Tasting Room에 자리를 잡았다. 사람이 많았지만 바로 자리를 맡을 수 있었다. 준비해온 물티슈로 테이블을 닦으며, 음식을 가지고 올 남편을 기다렸다. 덥고 지루해 아이에게는 유튜브를 보여주었다. 나는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부모가 될 거라고 다짐했는데, 그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대신 음식이 오면 그만 보도록 교육을 하고 있다. 

치킨 샌드위치는 안에 들어있는 치킨에 매운 맛이 있어서 아이를 줄 수 없었다. 대신 아이는 사이드로 나온 토마토/오일/치즈 파스타를 맛있게 먹었다. 그 것보다 더 맘에 든건 피자였던 것 같다. 아빠 엄마가 각 한 조각을 먹는 사이 혼자 두 조각 먹었다. 재료들이 밭에서 나온거라 신선해서 인지, 아니면 땡볕에 복숭아를 따러 다녀서 인지 아이는 잘 먹었다.  

 

식당 야외에는 라이브 기타와 노래가 흘러나온다. 푸르는 농장과 잘 어울리는 컨트리 음악이었다. 

옆에 복숭아와 물, 얼음을 담아 팔고 있어서 주스인줄 알고 주문하러 갔더니 술이었다. 아이는 물과 먹었다. 농장 입구 가운데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무알콜 복숭아주스를 판다. 이미 우리는 아이스크림을 두 컵이나 먹었기에 맛보지는 못했다. 

푸르고 달콤한 하루였어 🍑

드넓은 잔디밭을 걷고 뛰어다니며, 복숭아를 따먹고, 트랙터를 타며 농장을 한 번 돌기도 하고, 농장을 테마로 한 놀이터에서 시간도 보냈다. 아쉬워서 아이스크림도 먹었는데 코코넛 맛은 정말 별로였다. 그래서 다시 바닐라로 하나 더 주문해줬고. 

 

아빠와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이, 나는 종이백의 2/3를 채웠다. 돈 낸 값은 가져가야지! 👏 우리가 점심을 먹는 사이 이미 도넛 복숭아는 품절되었다. 그 주변 나무에는 복숭아가 정말 하나도 남아있는 게 없었다. 나는 사과보다는 복숭아를 좋아해서 내년에 또 올 것 같다. 내년에는 와서 도넛 복숭아만 노려야겠다. 

오후 3시, 구름이 끼고 작은 물방울이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종이백과 짐들을 검사하고 나가서 차에 올라탔고. 산을 내려가자마자 비가 새차게 쏟아져 비상등을 켜고 조심조심 가야했다. 그래도 비맞지 않고, 비가 왔는데도 안전하게 잘 놀다와서 다행이야. 

Rain, Rainy day, Tesla, Train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바로 옆이 기찻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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