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즈 5번가에 체크인한 뒤 짐만 내려놓고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곳을 찾다가 발견한 곳이 Sozai였다. 일식 이자카야 분위기에 구글 평점이 무려 4.9점, 메뉴 가격도 높지 않았다.
브라이언트 파크와 타임스퀘어 사이에 위치한 곳이라 관광객도 많지만, 퇴근 시간에는 근처 직장인들도 많이 찾는 분위기였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도 막 퇴근한 듯 보이는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와 맥주와 안주를 주문하고 있었다.
뉴욕 한복판의 작은 일본 식당
밖에서 보면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가게다. 입구도 크지 않아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나무를 많이 사용한 인테리어와 은은한 조명 덕분에 뉴욕보다는 일본 골목에 있는 식당 같은 느낌이 들었다. 창가 자리에 앉으면 뉴욕 거리 풍경이 그대로 보이는데, 안에서는 일본식 이자카야 분위기이고 창밖은 맨해튼 미드타운이라 묘한 매력이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평점 4.9를 보고 기대했던 것만큼 엄청난 맛집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실망스러운 곳도 아니었다. 음식들은 전반적으로 평타 이상이었고, 해피아워 덕분에 여러 메뉴를 부담 없이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특히 관광객이 많은 미드타운 한복판이라는 위치를 생각하면 가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편이었다. 왜 평점이 높은지 생각해 보니 음식 하나가 압도적으로 맛있다기보다는, 분위기와 서비스, 위치, 가격이 전체적으로 균형이 좋은 곳이어서가 아닐까 싶다.
해피아워 덕분에 이것저것 주문
우리가 방문한 시간은 오후 5시 30분쯤이었다. 마침 오후 6시까지 해피아워를 하고 있어서 몇몇 메뉴와 아사히 생맥주를 조금 더 저렴하게 주문할 수 있었다. 할인 폭이 엄청 큰 편은 아니었지만 메뉴당 1~2달러 정도 저렴해서 여러 가지를 부담 없이 주문하기 좋았다.
우리는 타코야키, 카라아게, 돈코츠 라멘, 미소 블랙 코드, 디저트 두 종류와 아사히 생맥주를 주문했다.
실패 없는 타코야키와 카라아게


먼저 나온 타코야키는 해피아워가 적용되어 $12. 예상했던 바로 그 맛이었지만, 안에 씹히는 문어가 크고 소스가 잔뜩 묻혀 있어 맥주와 함께 먹기에 딱이었다. 해피아워 오더가 마감되기 직전에 한 접시 더 주문했다.
카라아게는 $13로 무난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고, 함께 나온 소스도 잘 어울렸다. 우리 딸이 일식당에 오면 꼭 주문하는 메뉴인데, 부드러운 치킨 살은 아이들 입맛에 딱이다. 아쉬웠던 점이라면 소스가 매워서 아이는 찍어먹지 못했다는 것.
돈코츠 라멘은 무난한 편

돈코츠 라멘은 $20. 국물이 진한 스타일은 아니었고 전체적으로 무난한 맛이었다. 먹다 보니 예전에 파크하얏트 뉴욕 근처에서 먹었던 Kin Ramen이 생각났다. 그 진하고 깊은 육수와 면발. 라멘만 생각한다면 역시 전문점인 Kin Ramen으로 가는 게 후회없다. 그래도 이자카야 메뉴들과 함께 곁들여 먹기에는 괜찮았다.
한끼 식사, 미소 블랙 코드
가장 비싼 메뉴로 $28. 달콤짭짤한 미소 소스가 입혀진 대구는 밥도 함께 나와서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 대구살은 부드럽게 결이 갈라졌고, 함께 나온 밥과 먹기 좋았다. 양은 많지 않았지만 맛의 균형이 좋았다. 살짝 짜기 때문에 밥과 같이 먹으면 간이 딱 맞는다.
나는 이자카야의 핑거푸드로만 먹고 싶었는데, 남편은 식사가 하고 싶었던지 이 메뉴를 가장 잘 먹었던 것 같다.

디저트까지 깔끔하게
식사 후에는 흑임자 아이스크림과 호지차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호지차는 녹차의 찻잎이나 줄기를 고온에서 강하게 볶아 만든 일본식 차로, 카페인이 들어있어 어른용으로 주문했고 아이는 흑임자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호지차 아이스크림은 찹쌀볼과, 흑임자 아이스크림은 팥과 함께 나온다. 둘 다 맛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호지차의 달고 씁쓸한 맛이 더 좋았다. 함께 나온 따뜻한 감자볼의 떡 같은 쫄깃한 식감과도 너무 잘 어울렸다.
흑임자 아이스크림은 $12, 호지차 아이스크림은 $14.

안다즈 5번가에 도착한 첫날,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을 먹으며 여행을 시작하기에 괜찮은 선택이었다. “꼭 가야 하는 맛집”보다는 “근처에 있다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에 더 가까운 식당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