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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 맛집, 에그앤플라워(Egg&Flour), 미쉐린가이드, 전 메뉴 다 먹어봄, 생면 파스타, 흑백요리사, 김희은 셰프 식당

미쉐린 빕구르망 에그앤플라워, 위치와 예약

한국 출장의 첫 근무일, 우리가 묵고 있는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근처 해방촌에서 ‘다 함께 먹을 수 있는 미쉐린 식당’을 찾아내었다. 외국에 사는 우리들은 이 곳의 맛집을 잘 모르니 일단 맛집 찾는 기준을 미쉐린으로 정했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고, 면을 만드는 주재료가 식당명(Egg&Flour)인만큼 이 곳은 생면을 직접 만드는 곳이다.

우리는 택시를 타고 갔는데 해방촌은 워낙에 길이 좁아서 (아래 사진) 소울다이닝과 에그앤플라워라고 써있는 발렛주차 간판 바로 앞에서 내려 걸어갔다.

 

주택가 사이로 걸어가면 “Michellin Way”라는 간판을 지나, 금새 하얀 간판이 세워져있는 식당 건물을 찾을 수 있다. 에그앤프라워가 있는 빌딩에는 김희은 셰프의 미쉐린 1스타 식당인 <Soul>과 <무자기>라는 도자기 매장도 함께 있다.

 

그냥 미쉐린이고 당일 예약해서 다녀온 곳이, 요즘 보고 있는 흑백요리사2에 나오는 셰프님의 식당이었다니!!! 요즘 우리 가족은 저녁에 안방 침대에 포근한 이불을 덮고 흑백요리사2를 보는 재미에 빠져있다. 에그앤플라워의 김희은 셰프님이 소개되자마자 외쳤다. “나 저기 이번에 갔다왔었는데!!!”

빌딩 앞에는 빛바랜 블루리본 스티커 여러개와 미쉐린 2021이 붙여있었고, 계단을 올라 2층에 도착하면 빨간색 미쉐린 가이드 2023, 2024, 2025가 전시되어있었다. 에그앤플라워는 미쉐린 빕구르망(Michelin Bib Gourmand)을 받았는데, 빕구르망은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을 소개한다. 

미쉐린 식당은 ‘비싼 곳’라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에그앤플라워의 파스타 가격은 2-3만원내로 합리적이었다. 미쉐린이나 맛집이 아닌 파스타식당도 요즘 이렇게 받기 때문에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었다. 거기다 달러를 쓰는 우리 기준에서는 ‘저렴’한 편이기도 했다. 극단적으로 뉴욕물가와 팁문화를 더해 비교하자면 말이다.

한국에서 외국발급 신용카드로 식당을 예약하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 네이버예약도 캐치테이블 예약시에도 보증금이 필요한데, 한국 연락처도 필요하고 한국에서 발급한 카드만 입력할 수 있었다. 식당으로 전화해봐도 캐치테이블로 예약해달라는 답변만 받을 수 있다. 보통 ‘괜찮은’ 식당은 전부 예약제였다. 

다행인건 내가 한국번호가 있었고, 에그앤플라워는 내국인전용 캐치테이블에서 예약시 보증금 없이 예약이 가능한 프로모션이 적용되었다. 외국인전용 캐치테이블 앱은 보증금 프로모션이 없었다. 

에그앤플라워에 저녁 예약시에는 테이블당 주류 1병 또는 인당 1잔 주문이 필수이다. 

분위기, 안과 밖

따뜻한 색 조명의 Bar가 있는 2층으로 올라오면 여섯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셋팅되어 있었다. 

(화장실은 Bar의 벽 가운데로 들어가면 있다)

우리 테이블은 테라스로 나가는 문 바로 앞이었다. 테라스로 나가면 남산과 남산타워가 한눈에 보이는데,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보는 것 보다 가까웠고,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남산타워가 훨씬 거대해보였다. 

(아래 오른쪽 사진) 식당 건물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생면을 만드는 오픈 키친을 볼 수 있었는데, 우리의 생면파스타에 대한 기대를 한 층 올려놨다. 1층에도 테이블이 있다고 하는데, 오픈 키친으로 생면 뽑는 모습을 보면서 식사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일 듯 하다. 

전 메뉴 주문할 수 있는 팀회식

메뉴판은 따로 없고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태블릿으로 주문한다. 여섯명인 우리는 이 곳의 거의 전 메뉴를 주문해서 나눠먹었다. 

아마도 메뉴당 고작 한입 정도 먹을 수 있었지만 그 정도면 충분했다. 그래서 더 맛있었고 여운이 남아 다시 오고싶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결론은, 팀원들이 다 같이 모여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을 모두 맛볼 수 있어서 즐거웠던 저녁이었다. 

앞서 말한대로, 저녁에는 테이블당 주류 1병 또는 인당 1잔이 필수이다. 우리는 화이트와인 한 병을 주문했고, 술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투명한 포도주스를 제공해주셨다. 

Smoked Beef Carpaccio 25.0

투명한 뚜껑 안에 연기를 가득채워 서빙되는 카르파치오. 서빙해주실 때 뚜껑을 열고 음식에 대한 소개를 해주시는데 내가 듣고 기억하는 거라고는,, 소고기 홍두깨 겉면만 익힌 후에 오레가노 럼에.. 그 다음은 참치를 갈아만든 소스가 들어간다고 하는 정도이다. 아무튼 얇은 고기, 루꼴라, 사과, 치즈, 참치소스가 너무 잘 어우러져 맛있는 샐러드에 가까웠던 메뉴. 일단 시작메뉴가 너무 좋아서 우리의 기대감은 풍선처럼 부풀고 있었다.

Burrata Cheese with Seaweed 17.0

부라타 치즈와 올리브오일과 감태가 이렇게 조화로울 수 있다니. 집에가서 해먹어 볼 수 있을만한 치즈요리로 저장했다가 미국에서 남편이랑 해먹어봐야겠다. 근데 그러려면 르쿠르제의 알록달록 접시도 사야겠는걸. 

맛있는 음식의 색과 르쿠르제 접시 색의 조화를 보는 재미도 있었다.

Charcoaled Cuttlefish with Fried Vegetables 25.0

부드러운 한치와 구운 채소들의 식감 대잔치. 

Basil Pesto Seasonal Steamed Clams 27.0

조개찜은 안 맛있을 수가 없다. 그래도 국물의 감칠맛과 진함이 입맛을 자극해서.. 우리는 구운 바게트(4천원)를 추가로 주문했고 국물이 바닥날때까지 찍어먹었다.

가리비는 딱 한 개 올려져있어서 먹고싶은 사람들끼리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가져갔다.

Truffle & Mushroom Tagliatelle 27.0

나의 1픽, 다시가면 꼭 다시 주문할 메뉴! 트러플 포르치니 & 버섯 딸리아뗄레.

트러플 풍미가득하면서 꾸덕한 크림소스와 쫄깃한 생면파스타의 조화가 빛나는 메뉴였다. 파스타에 트러플을 추가한 건 너무 잘 한 일이었다. 트러플을 올리는 건 8-9천원이 추가된다.

파스타와 함께 나오는 김치는 새콤달콤해서 피클처럼 입을 깔끔하게 해준다. 개인적으로는 향이 불호여서 많이 먹지는 못했다. 

Shrimp & Squid Ink Capellini 30.0

홍새우 & 먹물 카펠리니는 메뉴중 가장 비싼 파스타였다. 맛은 신선한 새우깡 파스타! 트러플에 이어 모두가 좋아했던 파스타이다.

Seasonal Clams & Paprika Torchio 27.0

파프리카 색을 한 토르끼오. 씹을 때마다 파프리카의 향긋함이 올라온다.

Salsiccia Eggyolk Pappardelle 27.0

살시챠 레몬버터 & 노른자 파파델레는 레몬향이 나는 파스타. 맛은 있었는데 면이 두꺼워서인지 소스가 부각되지는 않았던 아쉬웠던 파스타이다. 

Iberico Pluma 32.0

호불호가 갈렸던 이베리코 돼지고기. 나는 부드럽고 고소해서 개인적으로는 맛있다고 느꼈지만, 이걸 먹으러 다시 오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 여섯명 모두의 후기는 ‘파스타에 비해 고기는 별로다’

Chuck Flap Steak 72.0

프라임 살치살 스테이크는 200g으로 주문했다. (100g은 38천원) 

돼지고기에 비해 소고기 스테이크가 나았지만, 우리는 여기서 파스타만 주문하면 될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Lemon Tiramisu 12.0

유일한 디저트였던 레몬 티라미수는 사실 기대 안 했는데 의외였다. 커피 티라미수와는 다른 신선하고 상큼한 맛이 크림과 잘 어우러져 입가심하기에 좋았다. 디저트 종류가 티라미수밖에 없어서, 디저트는 밖에서 2차로 할까 의견이 갈렸지만 추워서 여기서 해결하기로 한다. 결론은 레몬 티라미수 안 먹고갔으면 서운할 뻔했다. 

해방촌에서 보이는 남산타워

우리 여섯명 모두 만족스러웠던 저녁을 마치고 건물을 나오니, 주택가 사이로 우두커니 서있는 초록색 남산타워가 보인다.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접시도 플레이팅도, 식당내부도, 그리고 해방촌에서 보이는 남산타워까지 예쁜 것들 잔뜩 볼 수 있고 그런 식당이었다. 우리는 모두 맛있는 걸 먹고 각자의 가족을 생각했다. 다음엔 가족과 함께 와야겠다.. 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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