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9) 제주 풍로, 서귀포 본점, 흑돼지 오마카세, 숯불구이

제주도에서 꼭 먹고 싶었던 두 가지가 있었다. 회와 흑돼지. 그중 흑돼지는 풍로로 정해두고 있었다. 제주에만 지점이 있는데, 우리는 본점에 방문했다. 부타카세 형식으로 운영한다.

부타카세는 일본어로 돼지를 뜻하는 부타(豚)와, 셰프에게 메뉴를 맡긴다는 의미의 오마카세(おまかせ)를 합친 말이다. 말 그대로 돼지고기 오마카세. 

풍로 블랙 제주본점은 정육식당이 있는 건물 2층에 있다. 

이전 스케줄에서 감귤 따기를 포기한 덕에 남아서 풍로에 예약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바로 옆에 올리브영이 있어서 구경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서울에서도 살 수 있고, 쿠팡보다 싸지도 않아서 손에 든 건 없이 나왔지만.

예약

입구 옆 유리창 너머로 고기 덩어리들이 매달려 있다. 건식 숙성실이다. 한쪽 선반에는 위스키, 사케, 와인이 줄지어 있다. 그리고 반대편에는 오늘의 예약자 이름 리스트가 보인다. 

예약은 글로벌 캐치테이블 앱으로 했다. 해외 번호와 해외 카드를 쓴다면 일반 캐치테이블이 아닌 글로벌 버전을 써야 한다. 보증금(인당 3만원)을 사전 결제하는 방식이었다. 우리는 3인, 16:00 첫 타임으로 예약했다.

오후 4시는 프리디너, 라이트 코스로 인당 4만 9천원이다. 풀코스를 원한다면 이 후 시간대에 예약하면 된다. 저녁코스는 인당 6만 9천원.

식당 내부

식당내부는 주방을 바라보며 일렬로 앉아있는 카운터 형식의 테이블과 4명이 앉을 수 있는 단체석 두자리로 기억자 형태로 되어있다. 예약자가 2명이라면 카운터 석에 앉을 수 있지만 우리는 3명이라 단체석에 앉았다. 나는 숯불 옆에 앉아 열심히 사진과 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

자리에 앉으면 바로 앞에 숯불 그릴이 놓인다. 잿빛 숯 사이로 빨갛게 불이 살아 있다. 고기가 올라오기 전인데도 이미 분위기가 반쯤 완성된 느낌이었다.

프리 디너, 라이트 코스 49.00

자리에 앉으면 반찬이 먼저 세팅된다. 파무침, 백김치, 무채와 머스타드. 검은 접시에는 말돈 소금과 명이와사비가 따로 나온다.

나무 도마 위에 고기가 올라왔다. 목살, 항정살, 가브리살, 삼겹살. 부위마다 나무 팻말이 꽂혀 있고, 애호박, 표고버섯, 새송이, 고추가 옆에 함께 놓인다. 

사진찍기를 마치면 직원분께서 순서대로 구워주신다. 고기마다 어울리는 채소와 반찬이 함께 나왔다. 바로 구운 고기 자체도 맛있지만, 곁들임 하나하나가 고기 맛을 더 살려줬다.

목살과 애호박

시저 샐러드로 시작하는 이른 저녁식사. 

퍽퍽할 줄 알았던 목살은 촉촉한 육즙과 쫄깃한 식감이 너무 맛있었던. 말돈소금에 한번, 와사비에 한번 찍어먹었다. 

목살과 가브리살과 열무국수

목살과 가브리살은 얇게 썰린 파채와 함께 나온다. 약간 기름질 수 있는데 함께 나온 열무국수는 상큼하고 달달해서 입을 씻어주니 계속해서 먹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오늘의 킥은 열무국수!

미소된장 소스에 빠진 항정살

목련 잎 위에 담겨 나오는데, 된장 소스가 스며든 항정살에 파채와 구운 가지가 곁들여진다. 당연히 맛있었는데, 개취로는 양념된 항정살보다는 그냥 항정살 구이를 좋아하는 것 같다. 

삼겹살과 식사

마지막은 삼겹살. 여느 구이집과 같이 상추, 마늘, 고추, 버섯과 쌈장이 함께 나왔다. 그리고 고기 구울 동안 옆에서 갓지은 잡곡밥과 해산물 잔뜩 들어간 된장찌개는 그 바다의 깊은 맛에 깨끗하게 비웠다. 정식으로 한 끼를 마무리한 느낌이었다.

돼지바 티라미수

마지막 디저트는 케이크 한 조각과 차였다. 크림치즈 베이스에 초코 크럼블이 올라간 구성. 홍차 한 잔과 함께 나왔다.

야식 스킵

원래 이른 저녁을 먹고 재래시장에서 회를 포장해와서 야식을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오후 4시부터 시작한 이른 저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너무 배불러서 시장 안을 걷기만 했다. 시장 안을 걷다가 발견한 오란다를 사지 않은게 아직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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