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10) 제주도 아침, 섭지해녀의 집, 성산일출봉이 코앞에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

이틀째 아침, 우리는 섭지코지로 향했다.

섭지코지(涉地可支)는 제주 동남쪽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툭 튀어나온 곶 지형이다. 제주어로 ‘섭지’는 재사(才士)가 많이 난다는 뜻의 ‘좁은 땅’, ‘코지’는 곶을 뜻한다.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50’에 이름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
드라마 ‘올인’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더 유명해졌고,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유민미술관과 글라스하우스도 이 안에 있다. 봄에는 유채꽃, 가을에는 억새가 피어 계절마다 다른 풍경이 된다.
도착하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게 성산일출봉이다. 바다 건너 저 멀리 봉우리가 혼자 서 있다. 현무암 돌담 위로 뿔소라 껍데기가 한가득 쌓여 있었다.

섭지해녀의 집

섭지코지를 오르기 전 밥부터 먹어야지. 아침으로 선택한 곳은 <섭지해녀의 집>으로 제주스러운,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아침식사를 하기로 했다. 

안으로 들어가면 통유리 너머로 성산일출봉이 정면으로 보인다. 들어서자마자 탁 트인 뷰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자리에 앉고 나서도 메뉴판은 뒷전이고 창밖을 바라보게 된다. 

아침으로는 죽과 물회

우리는 전복죽, 겡이죽, 성게 물회를 주문했다. 총 3만 9천원 결제.

이 집의 성게 물회는 보통의 물회처럼 강한 초고추장 맛이 아니라, 된장을 풀어 만든 담백한 육수가 기본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럽게 스며드는 맛. 그 위에 올려진 신선한 성게알은 비리지 않고 고소하다. 전복과 소라도 함께 들어 있어 씹는 재미까지 더해진다.

사실 나는 물회라고 하면 국수처럼 회가 가득 들어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맛있었지만 건더기의 양이 아쉬웠던 메뉴. 밥 한 공기가 같이 나와서 말아먹을 수도 있다. 

전복죽은 기대와는 조금 달랐다. 색은 짙은 초록빛이라 진하고 고소한 맛을 상상하게 만들지만, 막상 먹어보면 씹히는 식감은 생각보다 적었다. 전복이 들어가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부드럽게 풀린 죽의 느낌이 더 강했다. 담백하고 편안하게 먹기엔 좋지만, 식감에서 오는 만족을 기대했다면 살짝 아쉬울 수 있다.

겡이죽은 이 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죽이어서 주문했다. 제주 방게를 통째로 갈아 넣어 만든 음식이라 특유의 향이 꽤 강하게 올라온다. 호불호가 갈릴 맛이다. 한두 숟가락은 “이게 제주 맛이구나” 싶지만, 먹다 보니 비릿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해산물 향에 익숙하지 않다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방게를 통째로 갈아넣은 죽이라 씹히는 건 밥알 뿐이다. 

맛도 있고 뷰도 좋은 식당이었다. 다만 해산물 식감을 기대하고 갔다면 조금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제주에 왔다면, 오늘 여행장소가 섭지코지라면, 한번 와볼만한 곳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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