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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얏트에서 걸어서 이태원까지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이태원으로 걸어 내려가는 길이 있다. 호텔 정문 쪽 차도가 아니라, 담벼락을 끼고 도는 좁은 내리막이다. 저녁에 혼자 걷기에 꽤 조용한 편이었다.
그날은 마침 은행나무가 절정이었다. 가로등 빛에 반사된 노란 잎들이 바닥을 두툼하게 덮고 있었고, 머리 위로도 노란색이 가득했다. 길 끝에는 리움미술관이 있고, 오른쪽으로 걷다 보면 이태원의 불빛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여름에 이 곳을 걸었을 때는 더워서 멀고 높게만 느껴졌는데, 가을에 노란색 흩날리는 낙엽으로 덮인 이 길은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예쁜 골목이었다. 사람도 없어서 천천히, 혼자서 분위기를 만끽했다.

한남 패션5
하얏트 서울에서 도보 15-20분 정도 걸으면, 한강진역 근처 베이커리&카페 <패션5>에 도착한다.
들어서면 화려한 색감과 모양의 케이크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방문했을 때는 가을 시즌 구성이었다. 홍시 모양의 홍시 퓨레 디저트와 찹쌀 모찌가 둘러싼 케이크, 병아리, 토끼, 다람쥐, 곰 모양의 작은 동물 캐릭터 케이크들이 놓여 있었다. 먹기 아까울 정도의 완성도였다. 미국에 두고온 딸아이가 생각났다. 이렇게 예쁜 케익을 사가서 같이 먹을 수 없다는게 아쉬운 마음 뿐이다.






나는 수제 잼 세 가지를 골랐다. 홍차밀크, 오렌지자몽, 산딸기리치. 딸기나 블루베리는 어디서든 살 수 있으니, 처음 보는 조합으로 골랐다. 개당 19,000원이고, 계산할 때 한 병씩 분홍색 상자에 담아준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별로였다. 홍차밀크는 이름에서 기대한 홍차 향이 거의 없었다. 크리미하긴 한데 고소함은 없이 그냥 달기만 했다. 오렌지자몽은 자몽 특유의 쌉싸름한 산미가 단맛에 묻혀서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수제잼이라고 했지만 성분을 보면 리치 퓨레 등이 들어가 100% 과일로만 만든 건 아니었다. 과일의 자연스러운 단맛보다 인위적인 단맛이 더 강했다. 한 번 맛을 보고 나서는 냉장고에서 꺼낸 적이 없다. 네모로 각진 유리병은 예쁘니까 다른 걸 담아두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서는 잼보다 케이크나 푸딩을 먹어보는 게 나을 것 같다. 특히 푸딩은 시그니처이니 완전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