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여직원들의 두 번째 맨해튼 나들이. 이번엔 조금 저렴하게 코스메뉴를 경험하기 위해 뉴욕 레스토랑 위크에 맞춰서 나왔다.
이날은 모두 휴가를 낸 날이었지만, 회사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기로 해서 보통 출근 때와 비슷하게 회사에 모였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이미 떠나버린 버스를 보고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다음부터는 버스 시간표를 미리 알아오기! 햇빛이 쨍한 날이었지만 그늘에서 수다를 떨다 보니 버스는 금방 왔다.
버스를 타고 조지 워싱턴 다리(George Washington Bridge)를 건너, 조지 워싱턴 브리지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지하철로 갈아탔다. 그리고 81번가 자연사 박물관(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 역에서 내렸다.
점심 예약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어서, 미리 알아놓은 근처 베이커리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빵을 나눠 먹으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점심 식당이 이스트 사이드에 있어서 30분 정도 센트럴파크를 가로질러야 하니 소화도 다 될 듯하다.
호텔 옆 베이커리
찾아간 곳은 밀푀유 베이커리(Mille-Feuille Bakery).
나에게 밀푀유는 밀푀유나베로만 들어봤지, 베이커리 이름으로는 처음 봤다. 밀푀유(mille-feuille)는 프랑스어로 ‘천 개의 잎’이라는 뜻이다. 얇은 페이스트리를 겹겹이 쌓은 모양에서 나온 이름이고, 밀푀유나베도 배추와 고기를 겹겹이 쌓는 데서 따온 이름이다.

밀푀유 베이커리는 브로드웨이 77번가 코너의 호텔 벨클레어(Hotel Belleclaire) 건물에 자리하고 있다. 베이커리와 호텔 사이에 문이 바로 이어져 있어서 호텔 바로 옆이라고 해도 되고, 호텔 안에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화장실을 물어보니 베이커리 화장실이 아니라 바로 옆 호텔 화장실을 이용하면 된다고 안내해 주었다. 덕분에 호텔 로비에 있는 깨끗한 1인용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었다.
호텔 홈페이지를 보니 직접 예약한 투숙객에게는 밀푀유나 호텔 내 다른 다이닝에서 사용할 수 있는 크레딧이 포함된다고 안내되어 있었다. 어쩐지 캐리어를 옆에 두고 베이커리에 앉아 있는 손님들이 많더라.

2026년 New York’s Best Croissant
매장 안에 ‘크로아상 컴페티션 우승’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올해 5월에 열린 ‘New York’s Best Croissant’ 대회에서 밀푀유가 Jury Prize(심사위원상)를 받았다고 한다.
People’s Choice Award는 Brooklyn French Bakers가, Best Original Creation Award는 La Bicyclette가 받았고, Jury Prize에서는 밀푀유가 1위, Lafayette Bakery가 2위, Brooklyn French Bakers가 3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곳도 도전해봐야지!


우리는 ‘상받았은거라니 먹어봐야해!’라며 플레인 크로아상과 초콜릿 크로아상을 주문했다. 결이 잘 살아 있고 버터 향도 진했다. 하지만 대회 우승이라는 말에 기대했던 정도는 아니었다. 그냥 우리가 아는 그 맛있는 크로아상이었다. 아마 기본에 충실해서 아닐까라는 건 개인적인 판단.
밀푀유

밀푀유도 한 조각 주문했다. 그 날 매장 진열칸의 마지막 밀푀유는 우리 것이었다. 페이스트리와 크림이 여러 겹으로 겹쳐 있어, 자르면 바로 분리될 것 같지만 나름 쫀쫀하게 붙어있었다. 너무 달지 않은 촉촉함에 완전 만족. 베이커리의 이름 그대로인 메뉴인만큼 꼭 먹어보는 걸 추천한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으니 더위도 조금 가시는 것 같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손님들은 샌드위치를 많이 사 가고 있었다. 자연사 박물관은 앞으로도 자주 올 것 같은 곳이라 다음에는 여기서 샌드위치도 사 먹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센트럴 파크를 가로질러
우리는 아직 얼음이 녹지 않아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다시 걷기 시작했고, 센트럴파크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로질러 점심 예약을 해둔 자크 브라스리(Jacques Brasserie)까지 약 30분 정도 걸어가야 했다.
더운 여름, 하늘은 유난히 파랬고, 나무와 잔디가 만드는 초록 사이로 볕이 부서졌다.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 강아지들과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잔디밭에 누워 낮잠을 청하는 사람들, 커다란 바위 위에 올라앉은 사람들까지.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나는 대도시의 공원을, 우리는 천천히 걸어서 가로질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