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보는 테네시주, 출장으로 가게 되었다. 뉴왁에서 내슈빌까지의 비행은 2시간 30분 정도. 뉴저지와 테네시의 시차는 1시간, 테네시가 1시간 느리다.
뉴왁 공항
금요일 오후인데 공항은 생각보다 한산했다. 20분 정도 기다려 짐 검사를 마치고 공항 안으로 들어왔고, 스타벅스에서 Tropical Butterfly Lemonade Refresher를 주문했다. 오묘한 색이 예뻐서 골랐는데, 계산해보니 거의 $10, 주말출장의 혜택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필요할지 모르는 물과 초콜릿도 챙겨놨다.
공항 곳곳에는 이제 막 끝난 월드컵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저번 주 결승전이 뉴저지에서 열렸었다.



원래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블로그 업로드라도 할 생각으로 맥북을 가져왔는데, 필요한 걸 사는 데 시간을 다 써버렸다. 남은 30분 동안 게이트 바로 앞에 앉아서 기다리며 오늘 딸아이가 한 말을 생각했다. “엄마, 엄마가 출장 갈 때 나를 데려다주는 게 좋아. 그럼 조금이라도 같이 있을 수 있잖아.” 매번 생각한다. 이렇게 날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비행기 시간 변경하기
2주 전에 끊은 비행기는 오후 4시 30분이었는데, 도착 당일 저녁 회식 시간이 당겨졌다며 출발 24시간도 남지 않은 시점에 오후 3시로 변경됐다. 사실 굳이 바꾸지 않겠다고 할 수도 있었지만, 다음 날 재고실사에서 다 같이 만날 텐데 나만 미리 인사도 안 하고 빠지는 건 아닌 것 같아서 바로 바꿨다. 이미 끊은 비행기표와 같은 날짜로, 시간만 변경하는 건 앱에서 무료였다.
그 바람에 가장 맨 뒷줄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원래 예약했던 비행기는 앞줄이라 제일 좋은 좌석이었는데. 그래도 2시간 30분 정도라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다만 맨 뒷자리는 다시는 앉지 않겠다고 생각한 건 귀 때문이었다. 귀에 찬 압력이 그날 밤까지 풀리지 않아서 다른 사람 말이 잘 안 들리는 게 꽤 힘들었다. 장점이라면 맨 뒤에서 비행기 전체가 보인다는 것 정도. 그게 뭐가 좋은 건진 모르겠지만.

기내에서 유나이티드 승무원이 카라멜 와플 쿠키를 나눠줬다. 네덜란드 과자인데 내가 좋아하는 거라 그 자리에서 먹고 싶었지만, 딸 생각이 나서 가방에 챙겨 넣었다. (막상 집에 가져갔을 땐 아이가 별로 안 좋아했지만.)
두 시간 반 동안 나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보고, 잘 자고, 지연 없이 내슈빌 공항에 잘 도착했다.
내슈빌 공항
내슈빌 공항 출구로 나오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벽에 붙은 밴드 사진들이었다. 카페인지 그냥 대기 공간인지는 모르겠지만, 음악의 도시라는 걸 바로 알리는 듯했다. 그게 내슈빌 공항의 첫인상이었다.
그리고 도로로 나가면 보이는 택시의 머리 위에는 ‘뮤직시티’라고 써 있었다. 왠지 여행 온 기분이 들었다.


도착하자마자 나를 픽업하는 일행이 1시간 뒤에 도착한다는 문자가 왔다. 이럴 거면 비행기표를 바꾸지 않고 원래대로 왔어도 됐을 것 같았다. 뭐, 상관없었다. 체크인하는 곳으로 올라가 빈자리를 찾아, 아까 다 못 본 매드맥스를 마저 봤다. 이렇게 혼자서 폭력적인 영화를 볼 수 있다니, 나름 힐링이다.
한 시간 후 나를 데리러 온 차를 타고 내슈빌에서 1시간을 더 가, 테네시 클락스빌의 모닝하우스(한국말로 “새벽집”)에 도착해 짬뽕과 깐풍기, 탕수육을 먹었다. 여기 차돌짬뽕 추천!
호텔 체크인 후, 스타벅스에서 수다
저녁 회식 후 호텔에 체크인하고, 친한 대리님과 스타벅스로 자리를 옮겼다. 그녀와 다른 일행은 나보다 사흘 먼저 와 있었는데, 그간의 출장 이야기를 듣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들은 화요일에 뉴저지에서 출발했는데, 당일 폭풍 때문에 비행기가 결항돼서 렌트카로 워싱턴 DC까지 이동한 뒤, 거기서 비행기를 타고 테네시까지 왔다고 했다. 결과만 보면 일정보다 하루 늦게 도착했다는 것이지만, 그 사이에 기차역까지 직접 가서 표를 알아보기도 하고, 아예 내슈빌까지 14시간을 운전해서 가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듣기만 해도 고단한 여정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