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10월, 결혼 후 남편과 함께 온 “Hatsuhana”에서의 저녁은 근사하고 맛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초밥, 달고 쓴 녹차 디저트와 맨해튼의 네온사인 불빛 가득한 저녁을 거닐던 우리. 그 날은 나에게는 맛있고 반짝이는 데이트였다. 좋은 기억에서인지 맨해튼에서 초밥을 먹을 때는 항상 이 곳으로 온다.
데이트 외에도 부모님이 오셨을 때에도, 한국에서 친구가 한 번 왔을 때도 이 곳으로, 다른 친구 가족이 왔을 때도 이 곳으로 초대했다.
작년 12월, 파크 하얏트에 포인트로 호캉스를 할 때도 이 곳에서 Box of Dreams와 장어덮밥을 투고로 가져왔다. 🤗 테이크아웃을 공홈에서 주문할시에 프로모코드 (TAKEOUT10)를 사용하면 10%할인이 적용된다.
사실 오늘 우리(어른)를 위해서 온 것은 맞다. 스시 전문 일식 집에 올 땐 아이들은 참 먹을 게 별로 없다. 키즈메뉴도 따로 없다.
현재 메뉴판에는 없지만 예전에 주문한 적있던 튀김(템푸라)세트를 주문했다. 호박, 고구마, 콩줄기, 브로콜리, 새우 3개 튀김이 나온다. 서버언니가 밥을 추가할지 물어봤지만 내가 주문한 치라시에 나오는 밥을 나눠먹으면 된다고 대답했다. 아이는 맛있게 열심히도 먹었고 브로콜리와 콩줄기는 생으로 먹는게 낫겠다고 말했다. 😏
Agedashi TOFU ($8.50)
아이를 위해 주문한 2번째 메뉴는 아게다시도후(*일본식 뜨거운 연두부요리로, 전분을 묻혀 튀긴 후 육수, 간 무, 파, 가쓰오부시와 함께 나온다)이다.
이건 연두부, 매끈하고 부드러운 두부여야하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았다. 부침 또는 찌개용 두부인듯. 간은 짜지않고 단백하게 맛있었으나 두부의 식감이 받쳐주지 못한 메뉴로.. 아쉽게 탈락.
Box of Fantasies ($79.00)
우리가 매번 주문하는 메뉴는 Box of Dreams ($57.00)로, 나무 상자에 담긴 치라시 9개의 미니어처 그릇 버전이다. 9개의 칸에 간이 된 밥과 각기 다른 스시가 함께 나온다. 스시는 연어, 참치, 계란, 성계, 장어, 흰살생선, 관자, 새우 등이다.
이 번엔 Box of Dream의 고급 버전인 Box of Fantasies를 주문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는 고급버전은 주문하지 않기로 했다. 고급버전에는 트러플이나 캐비어가 올라가는데 나는 딱히 다른 점을 느낄 수 없었다. (아마도) 고등어와 함께였던 트러플은 전혀 향이 나지 않았다.
남편은 잘게 썰려있는 참치와 캐비어는 간이 맛아 잘 어울린다고 좋아하길래 내껏도 남편에게 주었다. 유일하게 한 점 나온 말랑한 계란과 참치와 곁들여 나온 오이는 딸 아이에게 주었다. 우리 가족 잘 먹으면 뿌듯한 엄마 마음💛
원래는 따로 주문하려고 했던 미소국 ($4.50)은 Box of Fantasies에는 무료로 함께 나온다.
White wine pairing
오늘은 회와 잘 어울릴 화이트와인을 주문하기 위해 차를 두고 버스를 타고왔다. 원래 버스를 잘 타고다니는 우리였지만, 시간이 애매하다는 이유로 한 번 차를 가지고 맨해튼에 왔고, 그게 편하다는 걸 알게된 이후, 우리는 버스를 굉장히 오랜만에 이용했다.
점심 후에 아이와 센트럴 파크 동물원에 갈 예정이니 한 잔씩만 마시기로했다. 남편은 이태리산 피노 그리지오, 나는 캘리포니아산 샤르도네로. 🥂
술이나 와인에 대해서는 뭣도 모르지만 샤드도네를 한 줄로 묘사하는 문구에 이걸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Nice balance of fresh fruit with a light touch of oak” 신선한 과일의 나이스 발란스.
난.. 맛차 모나카를 먹을 생각에 들떠있었다. 너무 슬프게도 디저트를 주문하려는 순간, 예쁜 서버언니는 조심스럽게 점심에는 아이스크림 또는 모찌 아이스크림만 가능하다고 했다. 점심에는 따로 디저트를 준비하지 않는가보다.
아이와 함께 먹을 모찌 아이스크림으로 주문했다. 딸기맛, 망고맛, 녹차맛이 나오는데 3조각으로 잘려나왔다. 녹차맛은 (녹차가 미미하게 들어있을지라도) 아직 세살반 아이에게 주면 안 될 것 같아, 우리 딸은 본인이 원하는 망고 2조각과 딸기 1조각을 먹고 매우 행복해했다. 다양한 디저트를 맛보고 싶다면 저녁에 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