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tinylibrary » Travel » 3살아이와 한국에서 다녀온 곳 – #1. 영등포 뽀로로 키즈카페

3살아이와 한국에서 다녀온 곳 – #1. 영등포 뽀로로 키즈카페

한국에 오기 한 달 전부터 아이와 어디를 갈 지 리스트를 만들었다. 18개월에 왔을 때는 그저 외조부모님을 뵈러 오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지만, 이제 컸으니 한국에서 어린이가 할 수 있는 체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다. 

‘현실적인’ 일정을 계획했다고 생각했지만, 진짜 ‘현실’은 도착하자마자 둘 다 목감기로 앓아누워 나흘정도를 집에서만 있었다. 아프기도하고 답답하고 심심해 하는 아이는 다이소에서 사온 찰흙놀이, 물감, 크레파스, 스케치북으로 그림을 그리고 만들고, 아이패드로 뽀로로를 보며 놀았다. 

그리고 우리의 첫 외출은 영등포 뽀로로 키즈카페였다.

뽀로로의 시작

우리 집 거실에는 TV가 없다. 우리의 휴식을 위해 안방만 놓았다. 거실에는 딸 아이의 장난감과 책만 있을 뿐이다. TV는 되도록 늦게 보여주자 했던게 우리의 나름 육아철학이었다.

 

아직 유치원에 다니지 않고 조부모님과 집에만 있던 우리 딸은 두 살이 되기 직전 폐렴에 걸려 고생했는데, 아파서 짜증나고 힘들어하는 아이를 위해 TV를 보여 줄 수 밖에 없었다. 그게 첫 시작이었다. 

베베핀으로 시작한 동요 시청은 세살이 되어서 뽀로로까지 오게되었다. 한동안 빠져있던 베베핀은 가족과의 스토리를 동요로 표현한 채널이었다. 이젠 조금 컸다고 친구들과의 에피소드를 그린 뽀로로를 더 좋아한다. 요즘은 뽀뽀로 친구들의  “너무해”를 그대로 배워가지고 본인이 화날때마다 팔짱을 끼며 “너무해”를 따라한다. 😅😬😮‍💨 

한국에서의 첫 키즈카페

Pororo Kid's cafe, 영등포, 서울, 한국여행

한국에서 가장 가고싶어했던 곳은 뽀로로 키즈카페, 일정을 계획하면서 어떻게 생긴 곳인지 보고 싶어했다. 사진으로 보고 상상하고 한국가는 날을 기다렸던 지난 날들.

 

5호선을 타고 영등포시장역에 내려 도보 15분 정도를 걸었다. 당시 4월이어도 무더운 날씨에, 잠들어버린 세 살 어린이를 들고 가려니 15분이 아니라 30분은 걸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도착. 마침 평일 30% 할인이 있어서 성인 2명과 아이 1명의 3시간 입장료가 35,000원 정도였다. 

들어가자마자 뽀로로과 루피 탈을 쓰고 춤추는 공연이 진행되었다. 아빠는 더운데 인형 탈 쓰고 뛰는 직원이 안쓰럽다고 했고 딸아이는 넋이 나갔다. 공연이 끝나고 악수하고 인사하라고 하자마자 딸은 말도 없이 뛰어 앞으로 갔다. 이런 적극적인 너는 또 처음 보네. 여러 아이들이 나가있으니 쪼매난 우리 아이는 위에만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외할아버지가 자신을 들어주자 루피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 멀리서 사랑이 넘치는 너를 보니 뿌듯하면서도 뽀로로에 진심인 네가 좀 웃긴 건 어쩔 수 없었다. 

트럼플린, 공풀장, 미끄럼틀, 낚시 등 미국 키즈카페와 다르지 않았다. 옆에는 작은 기차가 있었는데 부모가 같이 탈 수는 없어서 처음으로 혼자 보냈다. 혼자서도 잘 해냈다. 정말 작은 공간을 뱅글뱅글 몇 바퀴 도는 것 뿐인데 좋아했다. 

 

미니카도 있었다. 우리 세 살 딸은 혼자 타고 싶어했지만 아직 어려서 어른이 운전해야했다. 미니카 전용 슈즈로 갈아신고 내가 먼저 앉아 다리사이에 아이를 앉혔다. 그리고 엑셀을 밟아 두 바퀴를 돌았다.  

 

여기 키즈카페가 좋았던 점은 공연과 만들기 프로그램이 많았다. 공연은 무료, <만들기 프로그램>은 유료였다. 프로그램은 추가 금액을 더 내야 하지만 나는 아이가 부모없이 혼자 하는 건 처음봐서.. 잘 해내는 걸 보고,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경험을 해줄 수 있다는 게 뿌듯했다. (물론 선생님이 도와주시지만)

 

뽀로로를 좋아하기 시작한 우리 아이에게는 너무도 좋은 곳. 하루종일도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키즈카페에서 잘 놀고 나온 딸에게 한 번 더 오고싶냐고 물자 대답은 이랬다. “아니, 이제 안 와도 될 것 같아요” ㅎㅎㅎㅎ

그림그리기

공연이 끝난 후 우리는 공연장 맞은편에 있는 그림 그리는 곳으로 갔다. 우주복입은 뽀로로와 크롱을 색칠한 후 스캔하면 디지털 우주에서 내 그림이 떠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돈 내고 키즈카페 들어와서 그림만 그리기는 아까워서 다른 걸 해보자며 아이를 일으켜 세웠다. 그림을 색칠하여 디지털 바다로 보내는 건 뉴저지 뉴왁 미술관에도 있으니까. 

물놀이

맨해튼 칠드런스 뮤지엄이나 필라델피아의 터치뮤지엄과 동일하게 서서하는 물놀이 세트와 똑같았다. 젖지 않도록 준비되어있는 앞치마와 슬리퍼 (미국에서 물놀이 슬리퍼가 따로 준비되어있는 곳을 본 적은 없다)를 신고 본인이 원하는데로 놀게 냅뒀다. 다만 친구들과 어떻게 교류하는지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우리 딸이 바가지로 물을 퍼다가 옆에 친구에게 물이 많이 튀어서 내가 어쩔 줄 몰라 미안해하고만 있을 때, 그 친구 어머니께서 괜찮다고 하시면서 옷을 갈아 입히셨다. 아, 이런 곳에 오려면 여벌 옷은 있어야하는구나.  

쿠킹 클래스 - 쿠키만들기 (유료)

유료로 15,000원을 결제했다. 아이들만 들어가서 20분 동안 선생님들과 쿠키 만들기. 부모는 문 앞에서 어떻게 하는지 볼 수 있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미리 만들어 놓은 반죽의 색을 고르고 밀대로 밀기도 하고 주물주물하며 모양을 만들기도 하고 찍어내기도 한다. 순서가 밀리지 않도록 두 분의 선생님들이 도와주신다. 쿠키 상자에도 스스로 스티커를 붙이고 그림을 그리며 꾸민다. 이름을 쓰고 구워질 때까지 밖에서 좀 놀다보면 방송으로 이름을 불러준다. 쿠키 굽기는 20분이 걸렸다. 

기특한 우리 딸. 본인이 좋아하는 노란색과 엄마가 좋아하는 보라색을 섞어 예쁜 꽃모양이 가득담긴 꽃바구니 쿠키를 만들어 주었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 나누어 드리고, 아빠와 영상통화를 하며 스스로 만든 쿠키를 자랑했다. 

 

당일 쿠키만들기를 하면 어린이 음료수를 무료로 받을 수 있었다. 입구로 돌아가면 작은 카페가 있는데 거기서 원하는 음료를 주문하고 쿠폰을 내면 된다. 여러가지 맛이 있었지만 보리차로 골랐다.

뽀로로 키즈카페, 쿠킹클래스, 쿠키 만들기
우리 딸의 첫 쿠키 만들기

마술공연

어른이 보기에도 재미있는 마술공연이었다. 알록달록 꽃이 되거나 없어지거나 모자에서 계속 나오기도 했다가 테이블이 떠다니기도 하는…  어린이들이 이해하고 재밌어하는 수준의 마술공연.  마술사 아저씨의 손짓에 집중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앞에 나가서 시범에 참여할 수도 있었는데 하고싶은 사람 손들어보라고 하면 우리 딸도 손을 들었다. 적극적인 너. 이럴 땐 앞에 앉는게 좋다. 뒤에 앉은 우리에게 기회는 없었다. 앞에 나가 참여하면 풍선도 주고 인형도 준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