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만의 두번째 한국 여행
언제나 혼자 가던 비행기 안. 나는 기내식도 잘 안 먹고 16시간을 잘 자면서 어렵지 않게 비행기를 타는 편이다. 부모님 뵙고 친구들 만나고, 쉬면서 엄마 밥을 먹고 친구들을 만나고 쇼핑이나 잔뜩하러가던 한국.
딸아이가 18개월이 되어 첫 한국행을 선택했다. 당시 우리 아이는 차에 타는게 익숙하지 않아서 고작해야 40분정도 카시트에 앉아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기상, 식사시간, 낮잠, 잠드는 시간까지 딱 맞춰 가고 있는데 한국을 가면 다 흐트러질 게 분명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아이가 9개월이 될 때 미국에 한 번 오셔서 아이를 안아보셨을 뿐, 이제 잘 걷고 왠만큼 말을 잘 하게된 아이를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가장 컸던 건, 무료일때 (만 2세 미만)일 때 한국을 다녀오자라는 생각이었다. 무료일 경우에는 자리 이용할 수 없어 좌석 앞 베시넷을 요청하거나 엄마가 계속 안고 있어야한다. 이미 커버린 우리 딸은 베시넷에 들어갈 수 없어서 아예 신청도 못했다. 다행히도 오고 갈때 옆자리가 비어서 (옆 분께는 죄송하지만) 딸을 앉혔다.
이제 본인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된 아이는 비행기를 탈 때는 설레하고 좋아했지만, 정작 시간이 흐를 수록 2층으로 가자며, 본인 침대에 데려다 달라며, 비행기에서 내리자며 칭얼거렸다. 그럴 때면 뒤로 가서 하늘의 구름도 보여주고 이럴 때를 대비해서 가져온 그림책도 보여주고 승무원 언니들이 준 그림그리기도 해보았다. 그래도 안 되면 둘이 화장실에 가서 너도 울고 나도 울었다.
결과적으로는 잘 자고 잘 놀고 잘 먹고 옆사람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고 (몇 번 말걸어서 귀찮게 했지만) 얌전하게 온 편이긴 하다. 하지만 나 혼자 애를 16시간이나 데리고 있던 건 처음이고, 하루종일 밖에 음식 먹이는 것도 죄스러웠고, 나는 원래 비행기를 타면 먹지도 않고 잠만 잘 자는 사람이기에 너와의 첫 비행은 무척이나 힘들었다.
그리고 1년반이 지난 지금. 나는 망각의 동물. 그 때의 기억이 잊힐 무렵 다시 너와 두 번째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남편은 시즌이라 일에 치이고 집에서 혼자 퇴근 후/주말까지 애를 보느니 한국을 다녀와야겠다고 결심했다. 2주 반 정도 휴가를 냈다.
첫 번째 한국으로의 여행은 오후 1시 비행기였는데, 이 번엔 오전 12시 비행기를 끊었다. 훨씬 수월했다. 라운지에서 야식을 먹은 후 비행기에 타고 1시간 정도 되어 잠들었다. 덕분에 나도 충분히 자고 일어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반드시 새벽 출발 비행기 표를 사야겠다.
비행기표와 비자
12월 달에 아시아나로 4월 비행기표를 샀다면 1,300불 정도이더라. 근데 막상 3주 전에 알아보니 이래저래 2천불이 다 되었다. 거기다가 아이는 75%인줄 알았는데 비행사마다, 구간마다 달랐고 미국-한국은 아이도 자리를 예약한다면 전액 지불 대상이었다.
우리는 대한항공 뉴욕(JFK)에서 한국행을 구매했다. 에어프레미아 (Air Premia, 뉴왁 – 인천)로 저렴하게 갈까도 생각했는데 모닝캄을 유지할 겸 대한항공으로 구매했다.
2022년 한국 방문 때는 아이가 시민권이여서 한국비자를 샀어야했는데 몰랐다. 부모가 한국인이면 아이도 자동 한국인으로 비자없이 방문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그 해 9월부터 바뀌었다 했다. 비자가 없으면 티켓팅이 불가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자리에서 비자를 사고 40분 정도를 기다려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
다행히 3시간 반 전에 공항에 도착했고 모닝캄으로 체크인을 해서 전자여행허가서 (K-ETA)까지 살 수 있었다. 앞에서 40분이나 기다리는데 못 가는 줄 알고 피말렸다. 못 가면.. 나만 가야지 뭐.. 생각도 했지만.
2024년 방문 시에는 비자가 필요없었다. 윤석열 정부에서 미국시민권자들에게 전자여행허가서 (K-ETA)를 한시적으로 면제했다. 기간은 2023년 4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매번 법이 바뀌니 갈 때마다 찾아봐야한다. 아니면 이중국적이 가능한 나이이니 한국여권을 만드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혹시나 아이가 아플경우 한국 병원 이용 등..
수화물, 준비물
이제 아이도 자리를 구매하니 인당 수화물 23Kg 두 개, 기내용 10키로 1개씩 총 가방 6개와 따로 유모차까지 가능하다.
18개월 때는 2주내내 아기띠에 안고 다닌 덕분에 4키로가 빠져서 왔다. 이제는 커서 아기띠를 할 수도 없고 유모차를 꼭 가져가야 했다. 비행기 탑승 전까지 유모차를 가져갈 수 있었고 보딩시간 가까워오면 탑승구에 가서 유모차를 맡기고 싶다고 얘기하면 된다. 이 때,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유모차를 받을지, 아니면 수속마치고 수화물 픽업할 때 받을지 말하고 이름과 연락처를 적는다.
대한항공 유아식
한국으로 갈 때는 유아식은 24시간 전 체크인 할때나 선택했는데, 준비되지 않았다. 비행기 예약하고나서 대한항공 앱에서 바로 유아식 메뉴선택까지 저장할 수 있으니 미리하는 걸 추천한다.
한국에 갈 때는 일반식을 먹어서 비빔밥과 죽으로 했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먹은 유아식은 크로켓과 토마토 스파게티. 메인도 잘 나왔지만 곁들인 과일, 빵, 과자, 주스도 다양하게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