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트 파크 (Bryant Park), 맨해튼 아이와 가볼만한 공원, 회전목마와 무료 액티비티

브라이언트 파크는 42번가와 6번가가 만나는 곳, 뉴욕 공립도서관 바로 뒤편에 자리한 공원이다. 고층 빌딩들 사이로 넓은 잔디밭이 펼쳐진다.

우리가 1박한 Andaz 5th Avenue에서 나오면 바로 앞이 도서관이고, 도서관 바로 뒤로 브라이언트 파크가 이어진다.

날씨가 좋은 봄, 여름, 가을에는 보드게임, 요가, 영화 관람 등 무료 활동을 즐길 수 있고, 겨울에는 Winter Market과 아이스링크가 열리기도 한다.

맨해튼 한복판의 여유

공원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넓은 잔디밭이었다.

햇볕을 쬐며 누운 사람, 잔디 위를 뛰어다니는 아이들, 셀프 웨딩 사진을 찍는 커플. 고층 빌딩 사이 작은 공원 안에서 뉴욕의 여러 장면이 동시에 흘러가고 있었다. 관광객도 보였지만,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잠시 쉬러 나온 현지인들이 더 많아 보였다.

브라이언트 파크는 1970~80년대에는 범죄와 노숙자 문제로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공원이었다고 한다. 1990년대 대대적인 재정비를 거치면서 “사람들이 계속 머물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생긴 것들이 무료 체스 등 보드게임, 도서 대여, 어린이 그림 그리기, 야외 영화 상영, 요가, 공연, 계절별 공예 프로그램, 겨울 스케이트장 등이다.

프랑스풍 회전목마, Le Carrousel

공원 한가운데에는 금색 장식이 화려한 프랑스풍 회전목마가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브라이언트 파크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이용 요금은 1회 $5. 돈을 내면 티켓 한 장을 준다. 아이가 그림을 그리는 사이 티켓을 잃어버렸는데, 바로 산 터라 창구에 말했더니 금색 동전을 하나 주어서 탈 수 있었다. 집에 와서 주머니 깊숙한 곳에서 찾은 건 그다음 이야기다. 어린아이와 함께 탑승하는 어른은 무료다.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것들

회전목마를 제외하면 공원 안의 대부분은 무료다.

회전목마 앞 색색의 테이블에는 색연필과 종이가 놓여 있어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바람이 차가운 봄이었던 터라 종이가 날아가지 않게 고정해놓았다. 우리 딸은 작은 의자에 앉아 자기가 그리고 싶은 것들을 그렸다. 집에 가져가야 한다고 해서 둘둘 말아 챙겼는데, 지금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체커와 체스 같은 보드게임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체스 테이블은 초보자부터 Expert 레벨까지 실력별로 나뉘어 있었다. 요즘 체스에 관심이 생긴 딸이 모르는 사람들의 대국을 가만히 서서 구경하고 있었다.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 놀이 공간도 있다. 채소·과일 모형을 고르는 장난감 카트 코너, 작은 흔들말, 나무 블록, 넓은 모래 공간. 생각보다 아이가 오래 머물렀다.

노란 파라솔 아래 자리한 Reading Room에서는 어린이 그림책과 일반 도서를 무료로 빌려볼 수 있다. 다 읽으면 반납하면 된다. 뉴욕 공립도서관 바로 옆 공원다운 코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맨해튼 공원

뉴욕 일정은 자연스럽게 전망대, 박물관, 레스토랑 같은 유료 관광지 위주가 되지만, 브라이언트 파크는 조금 다르다. 예약도 없고 입장료도 없다. 날씨 좋은 날 그냥 벤치에 앉아 있기만 해도 된다.

무료 프로그램 덕분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머무는 곳이라 그런지, 전체적인 분위기가 관광지보다는 뉴욕 사람들의 일상 공간에 가깝다. 아이와 함께라면 반나절도 어렵지 않게 보낼 수 있다.

맨해튼 한복판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게 의외로 가장 뉴욕다운 경험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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