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기념일에 외식
매년 결혼기념일이에는 외식을 한다. 6년째인 이번 해는 미리서부터 맨해튼 <아가씨 곱창>을 가겠노라고 약속했지만 정작 퇴근하고 돌아오니 맨해튼까지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우리는 급조로 매번 가던 Yakitori 39에서 간단하게 먹고오기로 했다. 한국에서 와계시는 시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두시간 정도의 데이트였다. (이 곳은 닭꼬치를 굽는 곳이라 식당 내부에 연기가 많아 어린 아이를 데려오기는 꺼려진다) 다행히 아이도 기분 좋게 엄마아빠의 데이트를 허락해주었다.
근처에 스트릿 파킹을 하고 걸어오는 길은 3월인데도 찬바람이 불어댔다. 목요일이었던 것 같은데 주중에도 만석이었다. 예약하고 오길 잘했다.
늘 먹는 메뉴, 맥주 안주
우리의 늘상 메뉴는 닭껍질 튀김, 닭꼬치, 라면 정도. 당연히 앉자마자 닭껍질 튀김을 먼저 주문했다. 짜고 고소하고 바삭한 skin fries는 정말 최애, 꼭 먹어야하는 에피타이저이다. 그렇다고 두 그릇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두 번째부턴 좀 느끼했다. (적당히 먹어야 맛있는 법!)
그 다음은, 닭꼬치 한개씩 (사진을 못 찍었다, 저번 블로그 글을 참조) 주문했다. 여러가지 먹어봤지만 파&닭 (chicken thighs&scallops) 조합이 최고이다. 파가 달디 달게 느껴질 정도. 처음엔 여러가지 꼬치들을 먹어봤지만 이제 thighs&scallops에 정착하고나서 부터는 꼬치가 아닌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고 있다.
남편은 맥주와, 돌아가는 길 운전해야하는 나는 콜라와. 계속 튀김에 젓가락질을 해댔다. 나는 술을 안 좋아해서 목 따갑게하는 달디 단 콜라로도 충분하다.
새로운 메뉴 발견, 모츠나베 (2인주문, 인당 $27불)
처음 주문해보는 모츠나베는 걱정이 많았다. 실패하면 어쩌지. 냄새나면 어쩌지. 그래도 내장을 좋아하는 우리는 (나만인데 남편이 따라주는 걸 수도 있다) 그간 매번 먹던 라멘을 포기하고 모츠나베를 주문하기로 한다.
간장 또는 된장 베이스 중 고를 수 있었는데, 우리는 간장 베이스를 선택했다.
결론은 성공적이었다.
다만 계속 먹을 수록 좀 느끼해서 다음엔 Homemade Spicy Sauce를 주문해보자! 그리고 라면도 넣어먹으면 맛있을 것 같다. 그건 다음 리뷰에서 꼭 해보는 걸로.
처음엔 좀 당황했다. 한국에서는 국물이 듬뿍이었고 여러가지 재료가 들어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여기는 대창, 마늘, 부추, 양배추가 전부였다. 처음엔 너무 대창이 안 보여서 너무 양이 적은거 아니야??? 했지만 뒤적뒤적 먹다보니 적당했다. 부추, 양배추, 마늘은 모두 대창의 고소함을 더하며 느끼한 맛을 잡아주었다. 냄새는 정말 하나도 안 났다. ‘구이’가 더 나아! 라는 생각은 하나도 안 들었던 맛있었던 시간이었다. (블로그를 쓰고 있는 지금 사진을 보니 또 가고싶다아..)
매번 오던 식당에서 새로운 메뉴를 주문하니 왠지 새로운 곳에 온 것 같았다. 매번 똑같은 것들보다는 실패할 수도 있지만 같이 도전해보는 것도 두근두근하고 재미있었다. 물론 성공해서 할 수 있는 말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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