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고 가는 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광화문&시청
우리는 광화문역 5호선에서 20분 정도를 걸어 국립민속박물관에 도착해서도 3분 정도 걸어 어린이 박물관에 도착했다.
햇볕이 쨍한 날씨이긴 했지만 박물관으로 향하는 20분 동안 광화문을 구경하는 건 즐거운 일이었다. 광화문 광장에 첫 발을 내딛으며 이순신 장군 동상을 지나 도시 속에 있는 경복궁 광화문. 예쁜 한복 입은 사람들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우리가 갔을 때 마침 야외 도서관도 열려있어서 여러 색감의 의자와 책들도 꾸며져 있는 광화문 광장을 구경할 수 있었다.
한국 와서 광화문을 걷는 일이 나에게는 제일 설레이는 일인 것 같다. 예전 취준생일때 가고싶던 기업의 소개를 들으러 광화문에 왔었는데 이어폰을 끼고 경복궁의 야경을 보며 혼자 걸었던 기억도 있다. 그 땐 참.. 미래가 안 보였는데.
돌아가는 길에는 시청과 남대문을 지났다. 시청 광장에도 야외도서관이 열렸다. 넓은 잔디밭에 깔린 색감돋는 편한 소파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 청계천에도 야외도서관이 열려있었는데 재즈 버스킹도 흘러나와 분위기 있었다. 데이트하고 싶은 서울. 부럽다, 서울 사는 사람들.
예약하기
공홈에서 사전 예약제. 무료 입장.
예약시 한국번호가 필요하다.
나는 미국에 살고 있긴 하지만 공인인증서 등 한국번호가 등록된 곳이 있어서 우선은 ‘정지’시켜놓고 있다. 월 5천원 정도의 비용이 나간다. 덕분에 한국 올 때마다 바로 개통할 수 있고, 박물관, 미용실 등 온라인 예약이 많은 한국에서는 쓸 일이 많다. 한국에 자주 오지 않아 1년에 6만원 관리비.. 이게 맞나 싶기도 하지만 우선은 번호를 살려두기로 했다.
1시간 30분으로 관람시간이 정해져있다. 예약 취소 없이 회차 시작 후 30분내 입장 하지 않을 시 자동 취소된다. 예약 후 예약취소 없이 노쇼 (불참)할 경우 60일 동안 관람 제한도 있으니 피치 못하게 방문이 불가능할 경우 예약취소를 해야겠다.
어른 3명 (외할버지, 외할머니, 엄마) 와 어린이 1명으로 예약했다. 오전 10시 반 정시에 예약된 사람들이 동시에 입장하여 상설전시 두 곳을 자유롭게 관람한다.
상설전시1 : 달토끼와 산토끼
달토끼가 신비한 약초를 찾아 지구에 내려와 산토끼와 숲 속 친구들은 달토끼를 환영하고 잔치를 연다. 그리고 신비한 약초를 찾아 함께 길을 떠나는 이야기 순서대로 전시관이 배치되어있다.
들어가기 > 잔치 > 약초찾기 > 달나라로 돌아가는 토끼 순서.
달토끼 잔치상을 차리는 천으로 된 음식들, 떡방아를 찧어보고 떡살문양을 찍기도 하고 그려도 볼 수 있다. 떡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는 모니터에서 떡 모양, 이름과 역사와 만드는 방법을 배우기도 했다.
전시 중간에는 언덕, 미끄럼틀, 풀장이 있어 뛰어놀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들어가자마자 둥그렇게 모여앉아 구연동화가 진행되었다. 책 읽기를 좋아하던 우리 딸은 이 날은 왜 그랬는지 싫단다. 그림 그리는 곳에 앉아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와 토끼와 연을 색칠했다.
상설전시2 : 오늘은 어린이날, 소파 방정환의 이야기 세상
시대를 지나온 과거의 물건(발명품)들을 구경하며 “옛날엔 이랬어~~” 이야기를 함께 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집에 전화기가 있던 학창시절을 지나 삐삐에서 핸드폰까지. 우리는 얼마나 편한 시대를 살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옆에는 종이컵으로 전화기 만들기를 할 수 있게 재료가 구비되어있다.
옛날 놀이들. 나의 조부모가, 부모가 또는 내가 하던 놀이를 아이가 해보는 곳. 개인적으로 국립민속박물관의 정체성을 잘 살린 어린이 전시였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청음공간, 노래듣기, 아이들이 직접 꾸밀 수 있는 인형극장, 전래동화를 활용한 디지털 게임 체험이 가능하다.
우리 딸이 제일 많이 앉아있던 1인 비행기 또는 우주선. 움직이는 놀이기구는 아니지만 화면과 비행기의 조이스틱을 통해 달나라 여행을 할 수 있다.
우리는 1시간 반을 꽉채워 관람/체험하고 오후 12시가 되어 나왔다. 아마도 딸아이의 낮잠시간. 유모차에 앉혀 남대문 시장으로 향했다. 아이 옷과 악세서리를 살 예정.
시간이 있다면 어린이박물관에서 바로 이어진 국립민속박물관 본관도 관람(사전예약없이 무료관람)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