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미국일상) 4살 생일파티를 해야하나..에 대한 고민

유치원 친구들 생일파티에 참여하기

네 살인 우리 딸 아이가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은 유대인 커뮤니티에서 운영한다. 우리 딸만 빼고 모두 유대인이여서 토요일은 대부분 안식일로 지키고 일요일에 생일파티에 초대하곤 했다. 처음엔 교회 예배와 겹치게 되자 아예 가지 않을 생각이었고, 실제로 첫 번째 초대에는 그렇게 했다.

그리고 알게되었다. 유치원에 보내기만 하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정기적인 학부모 면담시간에 선생님은 유치원 외에 시간에도 같은 반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을 갖고, 생일파티를 하면 참여하는 게 사회성을 길러주는데 좋다고 하셨다. 

우리 부부도 이에 대해서 계속 대화를 하게되었다. 마냥 “유치원에서 잘 어울려 지낼거야”라던가 “어리니까 영어는 금방 늘거야”라는 바람만을 갖고 있기 보다는, 실제로 잘 어울리는지, 잘 적응하는지에 대해서도 우리가 직접 눈으로 보고싶었다.

그리고 아이가 영어로 말하고 싶어하는 것들을 상황에 따라 알려주고, 행동이나 예의에 대해서도 실전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되었다. ‘엄마아빠는 너의 뒤에 있어’라는 든든함도 함께.

 

‘우리 가족은 이 커뮤니티의 한 인원이야’라는 걸 느끼게 해주어야한다는 생각 또한 우리가 생일파티나 모임에 참여해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해게 해주었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예배시간이 1순위이기에 그걸 지키면서 참여하겠다는 전제가 있다. 아이에게도 우리는 앞으로 예배시간에 겹치지 않는 시간에는 최대한 생일파티에 참여하겠다고 얘기했다. 다행히도 아이는 이해해주었다. 

나도 생일파티 하고 싶어

내가 싱글일때는 “무슨 애 생일 파티를 저렇게 돈들여 해줘”, “나는 어릴 때 생일파티 따윈 해보지 않았는데” 라며 애를 낳아도 작게 가족끼리 생일파티 할 생각했지, 친구들까지 초대할 생각은 없었다.

 

그 건, 애를 낳은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돌잔치도 집에서 조촐하게 했고, 두세살에는 가까운 곳으로 가족여행을 갔다. 

유치원에 보낸 후 같은 반 친구들이 생일파티에 초대할 때부터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지만, “우린 안 해”라며 난 나름 견고했다. 반의 대다수 아이들이 생일파티를 초대하긴 했지만 그 와중에도 안 하는 엄마들은 물론 있다. 

 

나는 “나도 친구들이랑 생일파티 하고 싶어”라는 딸아이의 말에 너무나도 쉽게 무너졌다. 물론 아이의 말 한마디 때문은 아니었다. 나도 분명 내 속에서 계속 고민하고 있었고 남편 또한 ‘생일파지 하자’라고 나를 설득했다. 

미국이라는 내가 태어나지도 자라지 않은 나라에서, 나의 문화와 커뮤니티가 아닌, 미국과 이스라엘이 융합된 유대인 커뮤니티의 어린이집에 보내다보니 엄마들과 왕래가 그리 많지도 않고 아이도 아직 영어를 못할때 들어간지라, 아이가 그 그룹 안에 자연스레 녹아드는 걸 도와주고 싶었다. 비록 외모, 언어와 문화는 다르지만 너는 여기에 속해있어 라는 소속감, 유대감, 연대감을 느끼해주고 싶었다. “너도 친구들의 생일파티에 참여하고 너의 생일파티에도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어” 라며.

고작 한달도 채 남지 않았을 때에야 결정이 되어 부랴부랴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건 그나마 우리가 자주 가던 파라무스 캐치 에어, 보통은 작은 공간을 통째로 빌려 생일파티를 하지만 우리는 아는 데라고는 여기밖에 없었다.

 

캐치에어에서의 생일파티 후기는 다음 장에 기록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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