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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 아이와 한국에서 다녀온 곳 – #5.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 하루 호캉스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 호캉스

나는 파크하얏트 뉴욕에서의 하루가 너무 좋았어서, 한국 온김에 “부모님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야지”라고 파크하얏트 서울에 하루 예약을 했다. 25,000 포인트 사용. 성인 3명이라 7만원 추가 요금이 있다.

 

회사에서 무료 3개월 Hyatt Explorist를 체험할 수 있는 코드를 주었는데, 베넷핏 중 하나가 <가능할 경우> 룸 업그레이드였다. 룸 업그레이트가 된 것인지 확실치는 않으나 원래 지정된 방은 22층으로 고층이었다. 

 

로비는 24층으로 지정된 룸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꼭 로비를 먼저 들렸다가 가야하는 구조로 되어있다. 

 하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아빠는 로비(24층)조차 올라가시기 힘들어하셨다. 아빠의 고소공포증이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집에 다시 돌아간다는 아빠를 잡아 추억이지 않냐며 일단 입구에서 기다리시라 했다. 로비에서 지금 가능한 제일 낮은 층이 11층이라고 알려주었고, 아빠도 11층이라면.. 창문을 보지 않는다면.. 괜찮으시다며 방을 저층으로 옮겼다. 주차장 뷰. 

파크 하얏트 서울 스탠다드 디럭스 트윈

우리가 묵은 방은 스탠다드 디럭스 트윈. 두개의 작은 침대에서 엄마와 아빠, 나와 딸 이렇게 나누어잤는데 어린 딸과 단 둘이 자기에도 좀 비좁았다. 

 

방에는 티비와 일인용 의자, 식탁과 두 개의 의자가 있었다. 방과 화장실 사이에 옷 장이 있었는데 이 옷장은 양쪽에서 열 수 있어서, 샤워를 마친 후에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장에 있는 옷을 꺼내 입을 수 있다. 

 

파크 하얏트 화장실은 역시 넓다. 두 개의 세면대와 바깥 풍경을 보면 앉아 있을 수 있는 욕조, 변기는 따로 방이 있었다. 파크 하얏트 뉴욕과 다른 점은 샤워장이 욕조 바로 옆에 있다는 건데, 물이 고이기도 해서 미끄러짐에 주의 해야한다.

파크 하얏트 서울 스탠다드 디럭스 트윈

어매니티

다이닝 테이블에 놓여있던 건 하얏트 초콜릿, 맛있는 다크 초콜릿이었다. 방을 변경해서인지 셋업되지 않아 체크 인 후에 방으로 직접 스파클링 워러 큰 두 병을 주고 가셨다.  

샴푸와 샤워워시 같은 목욕용품은 르 라보<Le labo>였는데, 뉴욕은 개별 병으로 제공했던 반면 여기는 큰 병에 담겨 있었다. 

 

우리는 3개의 어른 실내화와 1개의 어린이용 실내화, 어린이용 목욕가운을 주문했다 (무료). 미국에서는 없었던 어린이용 실내화와 목욕가운을 신기고 입혀놓으니 너무 귀여웠다. 덕분에 엄마가 하나 사준신다며. 실내화는 일회용으로 제공하니 미국에서 호텔 갈 때 사용하려고 가져왔다. 미국 호텔은 대부분이 카펫이여서 실내화를 필수로 챙겨야한다.  

수영장

방 구경이 끝난 후 우리는 각자만의 호캉스를 즐기기로 한다. 아빠는 방에서 티비 보시고 목욕을 하셨다. 그 동안 엄마, 나, 딸은 로비에서 한 층 아래인 23층의 수영장으로 향했다. 

 

원래 100cm 이하 아이는 수영장 사용이 금지되어있지만.. 우리 딸 키는 간당간당하고, 사람도 없었고, 못 들어간다는 말에 금방이라도 크게 울어버릴 기세로 딸의 눈물이 차오르고 있던터라, 리셉션 담당자께서 ‘오늘만’이라며 허락해주셨다. 너무 다행이었다.  

아이는 구명조끼를, 엄마는 수모를 무료 대여했다. 

 

아이를 데려가면 여러 제약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샤워실이자 탈의실에는 아이가 입장 불가하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우리는 방에서 샤워를 하고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온 상태였다. 엄마가 우리 집을 탈의실 사물함에 넣는 동안 나와 딸은 탈의실 옆의 <시트러스바>에 있었다. 자몽, 오렌지, 오이가 들어있는 물을 마시는데 딸아이가 맛있다며 계속 달라고 했다. 너도 상큼하고 시원한게 좋구나. 

수영을 끝나고는 바 테이블 위의 과일바구니에 있는 오렌지와 바나나도 한 개씩 가져왔다. 익숙치 않은 나는 가져가면 안 되나, 장식인가 싶었지만 앞에 여자분이 가져가길래 나도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연스럽게 챙겼다. 

파크 하얏트 서울 수영장은 깨끗했다. 약 냄새가 나지 않아 매일 물을 바꾸는 게 아닌가 싶었다. 생각보다 프라이빗한 공간이었다. 여기는 수영장 리셉션 담당자 분이 수영장 내 가드에게 지금 손님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우리를 들여보내 주었다. 패밀리 기준으로 올라가는 것 같지는 않은데 아마도 아이가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우리가 수영장을 사용하려는 때는 아무도 없었다. 직사각형으로 길면서 좁은 풀장. 파크 하얏트 뉴욕에는 메인 옆에 온수 자쿠지가 하나 더 있었고 선배드가 많았던 반면, 선배드가 4개 정도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불편했던 건 하얏트 카페 또는 비지니스 센터와 유리 한 장만을 사이에 두고 있어서 내가 수영복입고 풀장에 있는 모습이 보일터이니 그게 너무 별로였다. 나는 거기에서 차 마시고 식사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프라이빗하면서 프라이빗하지 않은.. 그런 공간이었다. 어쨌든 23층에서 삼성역 뷰를 보며 수영하는 건 멋진 경험이었다.   

외할머니와 수영하는 우리 딸은 꽤나 신났다. 수영을 할 줄 아는 외할머니가 도와주고 알려주니 그대로 따라해보고, 구명조끼를 입고 본인이 스스로 뜬다는 걸 자각한 이 후에는 둥둥 떠다니며 발장구를 쳤다. 

 

수영을 마치고 수건으로 아이를 닦이고 난 후, 수건통에 가져다 놓는 나를 뛰면서 쫓아오다가 엉덩방아를 크게 찧었다. 큰 일은 아니었지만 원래 넘어져도 안 우는 애가 울었던 건.. 많이 아프긴 했나보다. 수영장 안에는 물이 흥건하게 젖어 있으니 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수영장에서 한 껏 논 후, 딸아이와 나는 방으로 돌아와 욕조에 따뜻하게 물을 받아놓고 다시 물놀이를 했다. 

고층 스파, 작은 목욕탕

아이를 씻기고 놀리고 재운 오후 9시, 잠든 아이를 아빠에게 맡기고 엄마와 나는 다시 23층으로 간다. 언제 또 오겠어, 왔는데 사우나와 목욕탕은 가야지. 

 

목욕탕은 온탕과 냉탕으로 나눠져있었는데 온탕은 꽉차게 4인정도 가능, 냉탕은 2인정도 수용 가능하다. 사우나도 있고 칸막이로 개인 샤워실 공간도 있다. 욕탕에 들어가기 전/후에는 샤워하라고 써있다.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목욕탕에 들어가려는데 옆에 있던 여자분이 우리에게 말했다. “씻고 들어가셔야해요”. 음.. 나쁜 뜻은 아니었겠지만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방에서 씻고 왔어요”라고 대답하고 끝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스파와 사우나를 연간으로 이용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하고 말았다. 

 

여기를 프라이빗한 목욕탕으로 쓰시는 분들도 많았다. 연회비가 60-70만원 정도 인거 같은데 멋져보였다. 부럽기도 했고. 내가 싱글이었으면 그렇게 살았으려나 생각도 잠시 했지만 짠순이인 나에게는 절대 불가능한 일. 그래서 그렇게 즐기고 나에게 어느정도 투자하는 사람들이 대단하고 멋져보인다. 

목욕을 끝내고 강남의 야경을 보며 시트러스 바에서 가져온 물을 마셨다. 아까 그 상큼한 물. 그리고 잠시 쉬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얼마만인지 모를 엄마와의 시간. 처음에 입구에서 로비도 못 들어오겠다던 아빠를 모시고 온 건 결론적으로 잘 한 일이었다. 자고 있는 딸아이를 맡기고 우리 모녀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니. 

 

목욕탕에 올때 엄마는 아빠도 왔으면 좋겠다며. 밤이니까 고소공포증이 괜찮지 않을까 눈가리고 오게 하면 괜찮지 않을까 별 생각을 다 하셨다. 😏🥰 아빠도 프라이빗한 목욕탕을 경험해보셨으면 했나보다. 아빠는 그렇게까지 올라가면 다리가 후덜거린다며 극구 거부하셨다. 다음엔 괜찮은 하얏트 저층호텔로 예약해야겠다. 

다음 날, 우리는 호텔에서 맞은편으로 건너 걸어서 5분정도에 있는 유명한 도너츠를 먹었다. 미국에서 있을 때, 유튜브에서 계속 나오던 노티드를 드디어 먹게 되었다. 아이 때문에 초콜릿, 커피, 차 종류를 제외되서 인절미, 우유, 쑥으로 주문했다. 왜 인기 많은지 알겠더라. 맛있어서 미국에 있는 우리 남편한테까지 갖다주고 싶을 정도. 

Llunalil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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