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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상) 4살 폐렴의 일주일 기록, 열, 기침, 가래, 콧물, 환절기

월요일

전 날인 일요일부터 시작된 기침을 가벼운 증상이라 여기며, 등원을 시켰다. 아이는 열도 없었고 잘 먹고 잘 놀았다. 그리고 월요일 저녁, 99도 정도로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우선 타이레놀을 5ml 먹이고 평소대로 샤워를 시키고 재웠다. 자면서 기침하느라 계속 깨기 시작했다.

화요일

밤새 미열과 기침으로 잠을 설친 우리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지 않기로 했다. 열은 계속해서 98-99도를 왔다갔다 했다. 기침은 한 번 시작하면 심하게 했고 빈도수도 늘어 병원을 예약했다. 소아과가 여는 9시에 전화해서 오전 10시 예약이 가능했다.
남편이 오전 반차를 내고, 내가 오후 반차를 내기로 했다.

 

병원에 가서 열을 재보니 103도, 폐렴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은 열도 많이 나고 기침도 많이 하는데 애가 너무 멀쩡하다고 의아해 하셨다. 그리고 바로 그 날 오후 아이는 시들시들해지기 시작했다.

항생제와 스프레이형 부데소니드(Budesonide)를 처방해주셨다. 그리고 다른 폐질환이 있을 가능성을 대비해 X-Ray를 찍을 수 있는 처방전을 써주셨다. 

나도 오후 반차를 쓰고 집에 도착했고 남편은 처방된 약을 픽업해왔다. 우리가 지정한 약국을 병원에 알려주었고 그 곳으로 처방전을 보낸 후 20분 정도 안에 준비가 되었다. 

간단히 국에 밥을 말아 먹이고, 열을 내리도록 타이레놀을 먹이고, 항생제까지 먹인 후 X-ray를 찍으러 해컨색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는 예약없이 찾아갔다. 소아병동은 주차장은 만석이었지만 다행히 마지막 한자리가 남아있었다. 소아병동을 지나 X-Ray찍는 곳을 안내받아 5분 정도 걸어 도착했다. 주의치 처방전을 주고 우리 집 주소 등 정보를 업데이트 한 후 30~40분 정도를 기다렸을까, 품에 안고 있던 아이가 잠이 들어있는 사이 우리 이름이 불렸다.

우리 차례에 아이는 자다깨서 울지 않고 의사선생님이 하라는데로 잘 하고 1분만에 잘 끝냈다. 장하다 우리딸! 

수요일

화요일 밤 열시부터 세시 반까지 남편이, 이 후에는 내가 같이 자면서 차가운 손수건으로 열을 내려주고 기침하면서 눈도 못 뜨고 일어나 물을 찾으면 물을 먹여주고, 계속해서 물을 마시니 화장실도 데려가곤 했다. 새벽이 되자 아이는 2시간마다 깼다. 

오늘 나는 휴가를 내고 아이와 함께 있기로 했다. 아프고 힘없는 아이는 TV 보는 것 외에는 할 게 없었다. 본인이 좋아하는 옥토넛 시리즈를 보고, 밥을 먹고, 약을 먹고, 간식도 먹고, 책을 읽어주면서 하루를 보냈다. 

 

오전에는 기침도 덜 했고 열은 97-98도 정도여서 타이레놀은 쓰지 않았다. 항생제는 잘 먹었고, 부데소니드 스프레이는 이상한 맛이 난다며 싫어했지만 그래도 본인이 해야된다는 걸 인지하고 있어 별 저항없이 해냈다. 하루에 두번 살짝 뿌려주면 다섯 번 숨쉬고 입안과 밖을 닦아냈다.  

오후에는 기침이 다시 시작되었고 콧물이 흐르고 코가 막혀 답답해했다. 

목요일

밤새 기침과 코막힘으로 세 번은 깼다. 그 와중에 화장실도 잘 다녀오고. 잠은 잘 자지 못 하긴 했지만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것 같아 평소보다 조금 더 재워 유치원에 보넀다.
본인은 가기 싫어했지만 우리는 회사에 가야했다.

 

아이를 보내고 담임선생님께 열이 24시간 동안 안 나서 보낸다, 혹시 안 좋아보이면 연락을 해달라고 했다. 유치원 정책상 24시간 동안 열이 나지 않아야 등원이 가능하다. 


아이는 9시부터 5시까지 잘 보내고 있었다. 픽업가니 콧물을 많이 닦았는지 인중부분이 조금 빨갰지만 컨디션은 괜찮아 보였다.

집에서 옥토넛을 보는 사이 아빠가 퇴근했다. 같이 밥을 먹고 공원에 나가 어린이날 받은 퀵보드를 타고 놀이터에서 놀았다. 아이가 괜찮아졌다고 해서 밖에 오래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20분 정도만에 돌아왔다. 

행복이란 건 대단한게 아니라는 걸 한 번 더 느낀다. 우리가 건강하고 그냥 평소의 일상을 보내는 것. 밤의 기침은 잦아들었고 한 번 깨지 않고 잘 자기 시작했다.

금요일

유치원은 잘 다녀왔다. 잘 놀고 잘 잤다. 땀을 흘리긴 했지만 미열이었고 아마 더운 날씨가 와서 그런 것 같다 처방받은 마지막 항생제를 먹였다.

토요일

날씨가 너무 좋은 주말이었지만 며칠간 잠을 설친 우리는 집에서 쉬기로 했다. 우리 딸은 이제 잘 놀기 시작했다. TV를 보지 않아도 책을 보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다행이다. 휴. 


노란콧물은 계속 나왔고 기침도 계속하고 있지만 심한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 부데소니드는 이제 뿌리지 않기로 했다. 

일요일

교회를 다녀왔고 잘 먹고 잘 놀았다. 가족모임에서 기침이 평소보다 심해지기 시작했다. 30분마다 코를 풀러 나에게 왔고 물도 계속해서 찾았다. 집에 갈 무렵 아이는 친구들과 TV를 보다가 거의 쓰러져있었다. 아이를 안으니 미열이 느껴졌다. 집에 와서 열을 재보니 100도였다. 타이레놀을 먹고나서는 바로 괜찮아진듯했다. 잠깐 놀리고 씻기고 잠자리에 들었다. 깨지 않고 잘 잤다. 이젠 안 아프면 좋겠어.

Llunalil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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