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는 2025년 신년 맞이 특별 새벽 기도회가 시작되었다.
나는 게으르고, 아침 잠이 많고, 일을 가야하고, 아이도 어리고.. 여러 핑계로 새벽예배를 다니지는 않지만 이번 일주일만큼은 열심히 해보기로 다짐했다. 내 출근시간이 7:30분인 것, 남편의 의지, 아이 등원 준비 등에 대해 남편과 상의한 끝에 우리는 주중에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마지막 토요일은 교회에서 새벽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새벽 5시 30분부터 6시 40분까지의 새벽예배를 매일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사실 첫 날인 월요일은 전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제대로 준비하고 예배를 드렸다. 우리 세살 딸도 졸린 눈을 비비며 스스로 깨서 “새벽예배는 언제 드려요?”라며 지하로 내려왔다.
우리 집 지하 한쪽에는 프로젝터와 소파를 설치했다. 우리는 아이가 잘 때면 여기서 종종 예능이나 영화를 본다.
첫 새벽예배는 아이에게 피곤하고 지루할텐데 옆에 잘 있어줘서 고마웠다. 우리는 그렇게 이른 아침을 시작했다.
화요일부터는 좀 준비가 안 되었다. 전 날 야근한 뒤라 부랴부랴 일어나서 예배드렸다. 그렇게 금요일까지 꾸역꾸역 5시 30분에 일어나 예배를 드리고, 30분만에 준비하고 출근했다. 그래도 다행히 주말에 음식을 해놓기도 했고 치킨너겟과 같은 냉동음식도 조금 섞어 아이 도시락을 싸줄 수 있었다. 아이의 등원 준비는 모두 아빠의 몫이었다.
그리고 토요일. 목사님들의 자녀 축복기도가 있는 날이었다. 토요일 새벽예배를 위해 전날 아이와 함께 일찍 잠들었다. 일어나서는 이만 닦고 옷을 챙겨입고 차에 탔다. 머리가 얼마나 부시시 했는지 잘 모르겠다. 세수를 잊은 탓에 크림도 바르지 않아 건조했다. 그 와중에 눈꼽은 뗐다.
우리 딸도 기특하게 벌떡 일어나 본인의 애착 이불를 가지고 교회에 갔다. 원래 이불은 침대 밖으로 가지고 가지 못하게 하지만 이번만은 기특하고 대견하니까 봐주기로 했다. 어차피 이제는 이불을 빨 때가 되었다.
집을 나서는데 눈이 오고 있었다. 확실히 집에서 온라인 예배보다 현장이 더 뜨거웠다. 많은 사람들이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큰 예배당을 채웠다. 자녀 축복기도가 있는 날이라 그런지 아이들도 많이 왔다. 찬양을 드리고 말씀을 듣고 개인 기도를 간단히 마친 후 줄을 서서 목사님께 적어간 자녀를 위한 기도문을 드려 기도를 받았다.
오늘의 말씀은 창세기 18장 1-15절과 창세기 21장 1-6절로, 하나님은 사라의 ‘쓴 웃음’을 이삭을 통해 사라에게 ‘진정한 웃음’을 주신다.
난 그간 사가의 비웃음이라 생각했는데. 맞다, 아마도 가망이 없어 포기한 쓴웃음이었을지도 모른다.
창세기 18장
1 여호와께서 마므레 상수리 수풀 근처에서 아브라함에서 나타나시니라 오정 즈음에 그가 장막 문에 앉았다가
2 눈을 들어 본즉 사람 셋이 맞은편에 섰는지라 그가 그들을 보자 곧 장막 문에 달려나가 영접하며 몸을 땅에 굽혀
3 가로되 내 주여 내가 주께 은혜를 입었사오면 원컨대 종을 떠나 지나가지 마옵시고
4 물을 조금 가져오게 하사 당신들의 발을 씻으시고 나무 아래서 쉬소서
5 내가 떡을 조금 가져오리니 당신들의 마음을 쾌할케 하신 후에 지나가소서 당신들이 종에게 오셨음이니이다 그들이 가도되 네 말대로 그리하라
6 아브라함이 급히 장막에 들어가 사라에게 이르러 이르되 속히 고운 가루 세 스아를 가져다가 반죽하여 떡을 만들라 하고
7 아브라함이 또 짐승 떼에 달려가서 기름지고 좋은 송아지를 취하여 하인에게 주니 그가 급히 요리한지라
8 아브라함이 뻐터와 우유와 하인이 요리한 송아지를 가져다가 그들의 앞에 진설하고 나무 아래 모셔 서매 그들이 먹으니라
9 그들이 아브라함에게 이르되 네 아내 사라가 어디 있느냐 대답한되 장막에 있나이다
10 그가 가라사대 기한이 이를 때에 내가 정녕 네개로 돌아오리니 네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하시니 사라가 그 뒤 장막 문에서 들었더라
11 아브라함과 사라가 나이 많아 늙었고 사라의 경수는 끊어졌는지라
12 사라가 속으로 웃고 이르되 내가 노쇠하였고 내 주인도 늙었으니 내게 어찌 낙이 있으리요
13 여호와께서 아브라함에게 이르시되 사라가 왜 웃으며 이르기를 내가 늙었거늘 어떻게 아들을 낳으리요 하느랴
14 여호와께 능치 못한 일이 있겠느냐 기한이 이를 때에 내가 네게로 돌아오리니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15 사라가 두려워서 승인치 아니하여 가로되 내가 웃지 아니하였나이다 가라사대 아니라 네가 웃었으니라
창세기 21장
1 여호와께서 그 말씀대로 사라를 권고하셨고 여호와께서 그 말씀대로 사라에게 행하셨으므로
2 사라가 잉태하고 하나님의 말씀하신 기한에 미쳐 늙은 아브라함에게 아들을 낳으니
3 아브라함이 그 낳은 아들 곧 사라가 자기에게 낳은 아들을 이름하여 이삭이라 하고
4 그 아들 이삭이 난지 팔일만에 그가 하나님의 명대로 할례를 행하였더라
5 아브라함이 그 아들 이상을 낳은 때에 백세라
6 사라가 가로되 하나님이 나로 웃게 하시니 듣는 자가 다 나와 함께 웃으리로다
예배 후, 가래떡과 아이들을 위한 미니 도넛이 준비되어있었다. 급하게 나오느라 아이의 물도 가져오지 못했는데 다행히 교회에서 따뜻한 보리차도 준비해주셨다.
새벽예배가 끝나고 나니 일곱시 반이었다. 보통 주말이면 아이가 눈을 뜨고 나를 깨울 시간, 이렇게 미라클 모닝을 시작할 수 있는 건가. 잠시 뿌듯했지만 우리는 11시에 낮잠을 자야만 했다.
예배 후, Edgewater의 The Original Pancake House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우리 가족 일주일동안 잘 해냈어!”라는 의미의 포상아침이다. 👍🏻👍🏻👍🏻
아보카도 토스트에 사이드로 햄을 주문했고, 바나나 팬케익을 주문했다. 우유에 바나나를 조린 듯한 하얀 소스는 아이에게는 맛있었겠지만, 우리는 별로여서 메이플 시럽을 뿌려먹었다. 바나나 팬케익은 안에도 바나나가 들어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오리지널, 버터와 메이플 시럽의 콤보가 좋다.
커피를 한 번 리필하고, 투고 커피 한잔을 받아왔다. Extra charge가 없다. 아이를 위해서는 따뜻한 우유를 주문했다. 그리고 환경호르몬이 걱정되어 아이용 플라스틱 컵대신 머그 컵에 달라고 요청했다. 팬케익 하우스의 여러가지 색으로된 머그컵, 매번 사야지 생각만 하고 온다. 정말 맘에 드는 색을 발견하면 그땐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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