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상) 세 살반의 첫 사회생활, Pre-K, 유대인 유치원, Early Childhood Center at Jewish Community Center (JCC)

이번 해 2월, 우리 딸은 세 살이 되었다. 이제까지는 엄마와 아빠가 출근할 때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돌봐주셨지만, 새학기가 시작하는 9월에는 세 살 반이 되는 딸을 어린이 집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반 년에서 1년동안 우리가 고민한 것들과 지금의 유치원으로 결정한 이유를 기록한다. 아래 나열순서는 중요도 또는 우선순위와는 상관없다. 

1. 언어

우리 딸은 책을 많이 읽어줘서 한국어 표현력이 풍부했다. 우리의 고민은 유치원(사회생활)에서도 계속 한국어를 사용하도록 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부터 영어를 배우게 할 것인지였다. 

우리의 결정은 영어유치원, 편견이 없는 나이부터 자연스레 영어를 배우고 미국사회에 들어가길 바랬다. 우리가 예상했던 것 보다 반 아이들은 언어(영어)가 발달되어있었다. 히브리어만 가능한 아이도 있다.

한국어로 사회생활을 했다면 자신감이 넘치는 우리 딸은 유치원에서 똑순이로 날라다녔겠지 라는 아쉬움이 있다. 처음엔 가서 본인이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대답도 못할 걸 생각하면, 내가 스페인 고등학교에 들어가 아무 말도 못하고 민망하면 웃음만 지어보였던 그런 과거의 날들이 겹쳐보여 더 마음이 아팠다. 

 

처음 한 달간은 가기 싫다고 했다. 등원할 때면 차에서 내리지 않겠다며 울기도 하던 너.

하지만 너는잘 해내고 있는듯 하다. 유치원에 다닌지 4개월이 되가는 지금, 이제는 말을 조금은 알아듣고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지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너에게 이중언어가 힘들고 ‘왜?’ 라는 의문이 들겠지만, 엄마아빠의 언어와 문화가 네가 살아가는데 바탕이 되고 좋은 영향이 있기를 바란단다. 🙏

2. 등하원시간

우리의 출퇴근 시간과 맞는지가 중요했다. 등교시간은 엄마가 8시 출근, 아빠가 9시 출근으로 어느정도 맞출 수 있었지만 하교는 무조건 5시에 해야했다.

 

JCC는 8:45분에서 3:30분까지가 기본 시간이고 그 이후에는 5시까지가 에프터케어로 추가 금액이 들어간다.

 

시간은 어느 정도 우리가 맞춰야했다. 아빠가 오전 8:45분 등교를 하고 나는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출퇴근 시간을 30분씩 빠르게 조정했다. 7시 30분에서 4:30분 근무. 야근하는 월초 결산은 제외로 아빠가 3일 전적으로 등하교를 책임진다.

등록할 땐 몰랐던 건데, 11월 중순부터 내년 3월 중순까지 금요일마다 에프터케어가 없는 기간이여서 아이를 오후 3시반에 픽업해야 한다. 금요일은 남편과 돌아가면서 하기로 한다. 반차를 쓰거나, 일이 많을 때는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3시에 아이를 픽업해서 같이 회사에서 오후 5시까지 일한다. 내 옆에서 아이는 그림을 그리거나 유튜브를 본다.

3. 거리

열이나거나 아플 때 집 또는 회사에서 10-15분 안에 데려갈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4. 인원수

한 반에 아이들이 몇 명인지,  선생님은 몇 명인지 중요했다.  

여기는 12명에 선생님 두명, 담임 및 부담임있다. Specialist라고 음악, 수영, 체육 수업은 각 다른 선생님들이 진행한다.

5. 청결

미국에서 한국과 같은 청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몇 개 유치원을 투어한 결과, 모두 낡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이 곳은 카펫을 쓰지 않는 나무 바닥에, 깨끗한 편에 속했다. 바닥을 조금 더 중요하게 본 이유는, 낮잠시간에 낮은 매트를 깔아놓고 자게 하기 때문이다. 

6. 학습과 시설

일단, JCC 건물 내부에 수영장이 있으며, 세 살부터는 수영수업이 있다는 것만으로 우리의 마음 속에서는 이미 결정을 내린 듯 하다. 

이스라엘 문화, 히브리어, 유대인 중심으로 가르치지는 않을 지 걱정이 있긴 했다. 처음 상담할 때, 종교적인 것은 배우지 않는다 라고 했지만, 요즘 일주일마다 아이가 만들고 그린 것들을 가져오는 걸 보면 구약이야기들 뿐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그들에게는 종교적이 아니라 전래동화인가 싶기도 하다. 물고기 속에 들어간 요나부터 시작해서 천지창조, 노아의 방주 등을 배워왔다.

 

한편으로는 아이가 언어가 안 되더라도 교회와 집에서 배웠던 ‘아는’이야기를 다시 영어로 배우니 친숙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스라엘 절기에 대해서 배울 때는 우리도 같이 공부한다. 

3살 반은 혼자서 할 수 있는 ‘독립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다. 우리는 집에서도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도록 환경도 만들어주었다. 가방을 걸어놓는 곳, 손을 스스로 씻을 수 있도록 화장실과 부엌에 계단 놓기, 손비누 디스펜서, 신발도 손이 닿는 층에 놓기 등.

7. 안전

우리가 유치원을 결정할 무렵은 이스라엘이 전쟁 중이었다. 그로 인한 테러가 걱정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고 믿고 기도하며 결정했다. 

 

커뮤니티 센터는 들어가는데 제한은 없지만, 유치원 내부는 학부모에게 하원시간만 사용가능한 각자의 코드를 제공하기에 아무나 들어갈 수는 없다. 코드를 누르고 들어갈 때 뒤에 사람이 있더라도 문을 열어 배려하면 안 되고 각자 본인의 코드를 입력하고 들어가야 한다는 지침을 지켜야한다.

Llunalil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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